이대목동병원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지난해 신생아사망사건으로 불명예를 얻었던 이대목동병원이 개선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감염·교육연구센터를 열어 병원 내 감염 최소화 방안을 연구하고, 22억을 들여 문제의 신생아중환자 의료 환경을 뜯어 고친다. 신생아 사망 사건에서 지적됐던 부족한 의료 인력도 보강한다고 밝혔다. 신생아중환자실의 전 병상을 1인 격리실로 만들고, 진료 프로세스 및 동선을 한 방향으로 고정해 감염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월 신생아중환자실에 있던 4명의 아이들이 연달아 사망한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여러 명의 아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사망한 것은 드문 일이었을 뿐 아니라, 이 사건으로 부실한 신생아 중환자의료 환경, 미비한 감염관리 시스템, 의료인력 부족 등 우리 의료의 부끄러운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병원에 대한 신뢰도 추락했다. 사건 당시 믿을 수 없는 병원이라는 성토가 터져 나왔으며, 자연히 환자들의 발길은 전보다 뜸해졌다. 특히 응급실에서는 외래 환자가 확연히 줄었다는 전언이다. 응급의료 시스템 상 위급한 환자 비율이 높아진 것 긍정적이지만, 제 발로 찾아오는 환자가 줄었다는 것은 사실상 지역 주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뜻이다. 경영난으로 주요 보직자와 교수진들의 임금을 일시 삭감하는 조치를 취했으며, 직원들의 임금 삭감도 검토하면서 논란이 이는 등 혼란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혁신이 중요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신생아사망사건 이후 의료계에서는 이 사건이 이대목동병원만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는 고백이 잇따랐다. 수많은 환자안전 문제 중 밖으로 드러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자조도 나왔다. 그러면서 의료계는 국내 의료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신생아 사망 사건 이후 각 분야에 걸쳐 환자안전 문제 개선을 논하는 토론회가 여러 번 이뤄졌다. 이제 이대목동병원을 시작으로 논의된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에 나설 차례다. 신생아사망사건의 개선 대책을 위한 한 국회 토론회에서 유족들은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이들이 요구는 아이들이 사망한 원인을 낱낱이 밝혀 또 다른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개선하라는 것이었다. 이대목동병원과 의료계의 노력이 사망 신생아들과 유족의 염원을 담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