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신임 경찰청장(사진)이 1987년 경찰 고문으로 숨진 고(故)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조문을 위해 부산으로 향했다.
28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민갑룡 청장은 이날 박씨의 부음을 접하고 “조문 준비를 서두르라”고 지시한 뒤 부산행 오후 열차를 탔다.
고 박종철 열사는 1987년 1월 치안본부(현 경찰청)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받던 중 고문 끝에 숨졌다. 당시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경찰의 발표가 빈축을 사기도 했다.
민 청장은 경찰청 차장이던 지난 1월 박 열사 고문치사사건을 다룬 영화 ‘1987’을 지휘부와 함께 관람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는 지난해 초 척추 골절로 수술을 받고 부산 수영구 남천동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했다가 최근 기력이 쇄해 이날 오전 5시 48분 향년 89세로 생을 마감했다.
한편, 정부는 박 열사가 숨진 옛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조성하고 시민사회에 운영을 맡기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