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의 신작 모바일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이카루스M’이 구글 플레이 매출 4위에 오르며 초반 흥행 청신호를 켰다.
‘리니지M’, ‘검은사막 모바일’, ‘뮤 오리진2’, ‘리니지2 레볼루션’‘ 등으로 구성된 ‘MMORPG 4강’의 한 자리를 꿰차며 새 판도를 예고한 이카루스M은 나름의 게임성을 앞세워 위메이드의 도약을 견인하기 시작했다.
▶ ‘이카루스M’, 위메이드 도약의 ‘날개’
이카루스M은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PC 온라인 MMORPG ‘이카루스’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개발된 모바일 게임이다. 위메이드 이카루스가 개발하고 위메이드 서비스가 퍼블리싱을 맡았다.
위메이드는 애초에 넷마블을 통해 서비스할 계획이었던 이카루스M을 자체 서비스하기로 가닥을 잡고 위메이드 서비스를 설립했다. 결과가 좋을 경우 향후 위메이드 계열사 게임의 서비스를 전담하는 퍼블리싱 사업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한 위메이드 측은 올해 넷마블을 통해 선보인 ‘피싱스트라이크’, 자회사 조이맥스의 ‘윈드러너3’ 등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이카루스M은 현재 구글 매출 상위권을 독점하고 있는 MMORPG 대표작이라는 점에서 시장 영향력과 실적 개선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작품이다.
올해 1분기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연결 기준 매출은 약 351억원, 영업이익은 약 75억원이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매출 약 1096억원, 영업이익 약 60억원으로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매출 규모나 영업이익률 모두 국내 게임 업계에서 특별히 두드러지는 수준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중국에서의 ‘미르의 전설’ IP 사업 비중이 큰 편이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 추산 결과 현재 최고 흥행 MMORPG인 리니지M, 검은사막 모바일의 상반기 구글 플레이 매출은 각 4156억원, 1235억원 수준이다. 단일 게임 타이틀의 애플 앱스토어를 제한 매출액이 위메이드의 연간 매출을 훨씬 넘어선다.
여기에 리니지M, 검은사막 모바일, 뮤 오리진2부터 이카루스M에 순위를 내준 리니지2 레볼루션 등 모바일 MMORPG 흥행작 대부분이 이카루스M과 마찬가지로 PC 온라인 원작 기반이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위메이드가 모바일 시장에서 큰 도약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출시 전 사전예약에서 이카루스M은 신청자 200만을 돌파했다. 500만 이상을 기록한 검은사막 모바일 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라그나로크M’ 200만, 뮤 오리진2 165만 등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출발선에서 시작했고 출시 5일 동안의 초반 성적도 기대치를 충족한다.
▶ 무난하지만 충분한 풀 3D MMORPG의 매력
위메이드의 도약에 ‘날개’ 역할을 할 이카루스M의 원작은 우선 PC판 ‘검은사막’과 비슷한 시기인 2014년 출시된 작품다. 그 만큼 1990~2000년대 ‘리니지’ 시리즈에 비해 독특한 개성과 풍성한 콘텐츠를 앞세우던 기본 틀에서 시작한다.
이에 따라 이카루스M에서는 검은사막 모바일과 마찬가지로 미려한 그래픽과 역동적인 액션을 볼 수 있다. ‘언리얼 엔진 4’ 기반으로 만들어진 3D 그래픽은 배경과 캐릭터의 질감 등에서 ‘모바일 최고 수준 그래픽’ 평가를 받은 턴제 RPG(역할수행게임) ‘오버히트’의 그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다만 일부 낮은 텍스처 해상도를 보여주는 등 대규모 월드를 구현한 MMORPG의 한계와 타협한 모습도 있다. 자체 엔진으로 개발된 검은사막 모바일과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보다 견고한 3D 모델링, 다소 밋밋한 질감이라는 평가도 가능하다.
3D 그래픽 외에 전반적인 UI(이용자 인터페이스) 창 구성은 단순한 편이다. 시인성이 좋지만 세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는 않다. 이와 별개로 게임 내 주어지는 보상이 다양하다보니 인터페이스 클릭이 번거롭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전투 액션 면에서는 딱히 나무랄 데 없는 모션을 보여준다. 캐릭터 모션 자체보다 전투 중 특정 조건에서 발동 가능한 공격 또는 보조 스킬, 보스 연타 ‘버스트’ 모드 등이 액션의 재미를 더해준다. 스킬 발동 조건 연계 배치 등을 설정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방어 또는 회피도 가능하다.
BGM(배경음악)이나 전투 효과음도 무난하다. 비슷한 스타일의 판타지 게임에서 익숙한 음악, 전투 시 타격감을 느낄 수 있는 효과음 등을 갖추고 있다. 단 너무 귀에 익은 성우들의 판에 박힌 목소리 연기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래픽 사운드 등 보여지는 부분은 준수한 수준이며 이를 통해 그려진 게임 콘텐츠는 개성과 식상함을 함께 담고 있다.
우선 장비와 캐릭터를 육성하는 방법은 강화부터 도감 수집까지 근래 모바일 MMORPG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요소를 망라한다. 진영을 선택하고 스토리에 따라 메인‧서브 퀘스트(임무)를 따르는 전개도 크게 다르지 않으며 이 과정에서의 각종 연출도 익숙하다.
이카루스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인 ‘펠로우’ 시스템은 개성이다. 필드에서 몬스터를 길들이거나 보상으로 획득하는 펠로우는 이름을 지어주고 전투, 비행 등에 활용하는 ‘펫’이자 ‘탈것’이다. 육성이 가능하며 아이템과 마찬가지로 ‘주신’까지 등급별로 수집하는 부수적인 재미를 제공한다. ‘펠로우 레이싱’이나 공중 전투 등 콘텐츠도 지원한다.
여기에 위메이드 측은 이카루스M 출시 전 최상위 아이템을 게임 내에서 수급할 수 있도록 하고 유료 과금 상품의 영향력과 가격을 조정해 모든 이용자가 되도록 상대적 박탈감 없이 오래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운영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자사 대표작을 직접 서비스하는 만큼 위메이드는 이용자와의 소통, 장기적 관점의 서비스 등 이카루스M 운영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서비스 초반 서버 점검이나 버그(오류) 등 진통을 거쳐야 했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무난한 성적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리니지2 레볼루션, 검은사막 모바일 이후 수려한 외형의 풀 3D MMORPG 대안이 별로 없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