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예능에서 독특한 캐릭터로 활약하던 가수 서인영이 자취를 감춘 것은 약 2년 전이다. 그는 지난해 1월 큰 논란을 일으키고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JTBC ‘님과 함께2-최고의 사랑’ 촬영 중 제작진을 향해 욕설을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된 것.
싱글 발매를 앞두고 최근 강남 언주로에 위치한 소리바다 사옥에서 만난 서인영은 “욕을 들을만한 일이었다”고 과거의 논란을 정의했다. 자신의 잘못을 변명하기보다, 솔직히 인정하고 대중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는 설명이다. 복귀를 아직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는 질문에 그는 “앞으로 풀어 나가야할 숙제”라고 말문을 열었다.
“복귀시기에 대한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특정한 시간이 지난다고 대중의 마음이 한 번에 바뀌는 것은 아니니까요. 저를 싫어하시는 분들에겐 이유가 있어요. 제가 잘못한 일이 분명하죠. 이제 행동으로 제 마음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물론 대중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죠.”
지난 2년간 무엇을 했느냐고 묻자 “집에만 있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건 이후 몇 개월간은 좋아하는 음악도 한 번 듣지 않고 집에만 있었다고. 그는 한동안 사람을 보는 것이 편치 않았다고 털어놨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정말 집에만 있었어요. 주변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했어요. 친구들이 가끔 집에 불쑥 찾아와 제 상태를 확인하기도 했죠. 이렇게 오랫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 천장만 본 건 처음인 것 같아요. 누워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 인생 전반에 관한 것들을 생각해 봤죠. 내가 지금까지 무엇을 놓치고 살았는지, 무엇을 바꿔야 할지 같은 생각들이요.”
조금 더 일찍 이러한 생각을 해볼 수는 없었을까. 이에 관해 서인영은 “철이 없었다”고 지난날의 자신을 되돌아봤다. 10대 시절 연예계에 발을 들이고 쉴 틈 없이 활동하며 자신에 관해 돌아볼 기회가 없었다는 것. 논란에 관해 억울한 부분도 없다고 강조했다. 서인영은 “시끄러운 일을 만든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동영상을 유포한 사람을 원망해본 적도 없다. 잘못된 행동으로 벌을 받고 있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배운 것이 많아요. 일단 제 표현 방식의 문제점을 깨달았죠.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 한 표현으로 사람을 대하지 말고, 좋은 마음은 좋게 표현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자책을 많이 했어요. 왜 진작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늦었지만 이제라도 이런 일을 겪은 게 다행이죠. 덕분에 예전보다는 철이 들었어요.”
삶을 대하는 자세에 변화가 생긴 덕분일까. 2년 만에 발표하는 신곡에서도 조금은 달라진 서인영을 느낄 수 있다. 서인영은 신곡 ‘눈을 감아요’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나 가창력을 자랑하지 않는다. 대신 담담하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 주려고 노력했다.
“신곡을 작업하며 대중적인 면에 중점을 뒀어요. 많은 분들이 편하게 듣는 노래를 만들고자 했거든요. 가사엔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을 담았죠. 지난 2년간 생각이 깊어진 만큼, 감정도 깊어진 것 같아요. 가창력을 자랑하기보다 제 이야기를 하듯 담백하게 제 목소릴 들려 드리고 싶었어요. 신곡 목표요? 목표가 없는 게 목표예요. 원래 성적에 크게 신경 쓰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번엔 정말 신경 안 써요. 다만 ‘서인영 목소리 좋다’ ‘계속 듣고 싶다’는 말은 듣고 싶네요.”
서인영은 2일 오후 6시 새 싱글 ‘눈을 감아요’를 발표하고 활동에 나선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소리바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