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커지는 IT업계 게임 마케팅…스마트폰부터 VR까지

날로 커지는 IT업계 게임 마케팅…스마트폰부터 VR까지

기사승인 2018-08-22 05:00:00

전자․통신 등 IT(정보화기술) 업계에 게임을 활용한 마케팅이 날로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행사 무대에 배틀로얄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를 개발한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대표가 올랐다. 삼성전자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9’ 발표와 함께 양사의 협업 마케팅을 소개했다.

에픽게임즈는 기존 iOS 버전에 이은 포트나이트 안드로이드 버전을 선보이면서 이례적으로 구글플레이 앱마켓을 통하지 않고 직접 제공하는 베타 다운로드와 ‘갤럭시 게임런처’를 통해 서비스 한다.

포트나이트는 PC․콘솔․모바일을 연동하는 크로스플레이를 에픽게임즈 자체 게임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원한다. 이에 굳이 구글을 통하지 않으면서도 삼성전자와는 손을 잡은 것이다. 에픽게임즈코리아는 앞서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한 데 대해 “오픈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부연했다.

포트나이트는 갤럭시 게임런처 서비스를 지원할 뿐 아니라 갤럭시 노트9에서 플레이할 경우 한정판 게임 아이템 ‘갤럭시’ 스킨을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동일한 이름으로 디자인된 오리지널 스킨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등 PC와 유사한 환경으로 활용할 수 있는 주변기기 ‘삼성 덱스’를 통해서도 게임 업계와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갤럭시 S8’ 시리즈와 함께 처음 선보인 덱스는 당시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과 협업 마케팅을 전개했고 올해 2월에는 국제 모바일 박람회 ‘MWC 2018’에서 펄어비스와 함께 ‘검은사막 모바일’을 시연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2016년 ‘갤럭시 S7’부터 적용한 그래픽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불칸’의 성능을 부각시키기 위해 2015년 말 출시된 넥슨의 ‘히트’와 협업 마케팅을 펼친 바 있다.

에픽게임즈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된 히트와 리니지2 레볼루션부터 펄어비스 자체 엔진인 검은사막 모바일까지 모두 당대 최고 수준의 그래픽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어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된 그래픽 API 성능을 가늠하는 데 활용됐다.

LG전자 역시 활발한 게임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스타’ 등 게임쇼에서 PC용 배틀로얄 슈팅 게임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 블루홀 펍지주식회사의 ‘배틀그라운드’ 코스튬플레이 등을 앞세운 부스를 선보여 모니터 등 LG 게이밍 기기들을 홍보해 왔다.

또한 LG전자는 지난해 지스타 2017에서 넥슨이 처음 선보인 ‘오버히트’ 시연을 위해 스마트폰 ‘V30’ 200대를 제공했으며 올해도 넥슨과 협약을 맺고 ‘G7 씽큐’ 스마트폰 구매 시 ‘카이저’와 게임 아이템과 게임용 거치대 등으로 구성된 ‘카이저팩’을 선보였다.

이동통신사들도 게임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차세대 5G 네트워크를 준비 중인 KT와 SK텔레콤을 중심으로 VR(가상현실) 게임까지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들 통신사는 e스포츠계에서도 프로 팀을 운영하며 인지도를 쌓아왔다.

KT는 올해 MWC 2018에서 드래곤플라이의 VR 게임 ‘스페셜포스 VR: 유니버설 워’를 처음으로 시연, 멀미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흔들림 방지’ 기술과 5G 통신을 활용해 별도의 무거운 컴퓨팅 기기 없이 고화질 VR 게임을 지원하는 네트워크 기술 등을 홍보했다.

VR 어트랙션을 중심으로 테마파크 e스포츠 사업을 추진 중인 드래곤플라이는 이후에도 최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맞춰 현지 KT 홍보관에서 스페셜포스 VR를 시연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기반 AR(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의 ‘포켓스탑’을 제공하고 각종 이벤트를 선보여온 SK텔레콤 역시 지난 10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5GX 게임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SK텔레콤은 5GX 게임 페스티벌에서 프로게임단 T1의 경기를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로 생중계하고 VR 기기와 다채널 멀티뷰 화면으로 e스포츠 경기를 보여주는 등 5G 시대에 구현할 서비스를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은 다음달 전국 ‘T프리미엄스토어’ 매장에서 갤럭시 노트9과 배틀그라운드 게임 체험을 제공하며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넷마블, 네오위즈 등과 데이터 차감 없이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포켓몬고에도 무료 데이터를 제공한 바 있다.

이처럼 게임은 IT 업계의 하드웨어 기기 성능부터 네트워크 환경을 부각시키는 데 적극 활용되고 있다.

오랜 기간 게임은 복잡하고 화려한 그래픽,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연산, 멀티플레이 등을 지원하기 위해 기기 성능을 가장 많이 요구하는 콘텐츠로 꼽히기 때문에 PC부터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플랫폼 제조사의 기술․성능 척도로 받아들여져 왔다.

특히 지난해 배틀그라운드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국내 PC방을 비롯한 대부분의 게임용 컴퓨터 사양이 16GB 용량 이상의 RAM 메모리 수준으로 상향된 것도 이를 반증하는 예로 꼽힌다.

게다가 멀티플레이 환경에서 VR 등 기존 대비 급격히 늘어나는 고화질 그래픽 데이터 등을 실시간 처리하기 위해 이동통신 업계가 경쟁적으로 준비 중인 5G 기술도 조명을 받는 추세다. 5G 네트워크는 대용량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할 뿐 아니라 초저지연 특성으로 실시간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인프라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IT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는 최적의 콘텐츠”라며 “게임과 IT가 함께 발전해 미래에는 VR 등으로 지금보다 훨씬 생생한 게임 경험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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