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 대표팀의 첫 아시안게임 4강 진출 등으로 인기몰이 중인 박항서 감독이 2002년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에 함께한 거스 히딩크 감독에 대해 입을 열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축구연맹·미래혁신포럼 주최 세미나에 참석한 박항서 감독은 “히딩크 감독은 저를 지도자로서 변신할 수 있도록 많은 영향을 준 분”이라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서 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했고 베트남 대표팀 감독을 맡아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진출 등 기록을 세워 현지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히딩크 감독이 중국 U-21(21세 이하) 대표팀을 맡게 되면서 박항서 감독과 맞대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대결을 통해 배울 것이 있을 것”이라며 “히딩크 감독에게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베트남 감독이니 중국과 만나도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만났던 한국에 대해서도 "제 조국은 대한민국이지만 베트남에서 일하고 베트남을 대표하는 감독인 만큼 다시 맞붙어도 승리를 위해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트남에서의 인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금은 베트남에서 거리에 나가면 다 저를 알아보신다”며 “모자를 쓰라거나 변장하라는 권유도 받는데 사진 찍자는 요청 외엔 특별한 게 없어서 받는 사랑에 보답하고자 기꺼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성과 비결에 대해서는 ‘진정성’을 강조하며 “철저히 베트남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모든 걸 내려놓고 갔다. 솔선수범하고 선수들을 진심으로 대하려 한다”고 털어놨다. 체력을 약점으로 인식하던 선수들에게 순발력과 지구력에 자신감을 극대화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박항서 감독은 고향 경상남도 산청을 방문하고 동남아시아 선수권대회(스즈키컵) 준비에 집중할 예정이다. 한국 전지훈련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