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지 1주일 만에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유족이 북한 정부를 상대로 1조2400억원의 배상금을 청구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웜비어 유족 측 변호인은 지난 10월 재판부에 손해배상 금액을 명시한 서류를 제출했다. 이들이 청구한 액수는 ‘윔비어의 정신적 고통 보상금’ ‘징벌적 손해배상금’ ‘부모에 대한 위자료’ 등 총 10억9604만 달러다.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것은 징벌적 손해배상액이다. 웜비어의 부모는 북한이 7억달러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지난 2001년 북한 감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 판례를 근거로 이번 금액을 책정했다.
앞서 미 연방법원은 지난 2015년 북한이 김동식 목사 아들 2명에게 각각 배상금 1500만 달러(169억4000만원)와 징벌적 배상금 3억 달러(3380억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변호인은 VOA와의 인터뷰를 통해 “(3억 달러보다) 더 많은 금액을 책정해 북한이 반인권적인 행동을 했을 경우 큰 처벌을 받는다는 메시지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토 웜비어는 지난 2016년 1월 평양을 여행하던 중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같은 해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지난해 6월 혼수상태로 석방돼 미국으로 송환됐지만 일주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