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쌍릉에서 백제 고분 사상 최장 길이의 묘도가 확인돼 백제사의 상징적 자료로 기대되고 있다.

 

20일 익산시에 다르면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의 허가를 받아 익산시(시장 정헌율)와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소장 최완규)가 함께 조사한 익산 쌍릉(사적 제97호)의 대왕릉에서 백제 고분으로는 가장 길이가 긴 묘도(墓道)가 확인됐다.

 

이번에 확인된 묘도의 길이는 21m, 최대 너비 6m, 최대 깊이 3m 가량의 최대급 규모로 일반적인 백제 고분에서의 묘도 길이보다 길다.

 

석실 입구측 묘도 너비는 4m 정도이고, 묘도 시작부분의 너비는 6m 내외이다. 바닥의 높이는 80cm 정도로 석실 입구쪽이 높게 형성돼 있다. 익산 쌍릉(대왕릉)이 백제 왕도 가운데 최장 묘도로 밝혀짐에 따라 앞으로의 백제사 연구에 상징적 자료가 될 전망이다.

 

백제 시대 말기의 왕릉급 무덤으로 추정되는 익산 쌍릉은 오금산 줄기가 끝나는 남서쪽 능선에 대왕릉과 소왕릉이 180m 가량 떨어져 위치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부터 일제강점기 1917년 야쓰이 세이이쓰(谷井濟一) 조사 이후 100년 만에 발굴조사가 이워졌다.

 

지난 4월에 대왕릉 1차 발굴 결과 백제 사비기의 전형적인 굴식돌방무덤의 왕릉급 무덤으로 확인됐으며 석실 내부에서 수습된 인골을 분석한 결과 백제 무왕과 개연성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대왕릉 2차 발굴조사에서는 올해 5월부터 7개월 동안 대왕릉 주변과 묘도를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고분을 축조하는 과정에서 석실이 먼저 만들어 지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후에 긴 묘도를 만들어 봉분이 완성된 사실을 확인해 대왕릉이 피장자 생전에 철저히 준비되었던 수릉(壽陵)일 가능성의 근거를 찾은 것도 성과로 꼽혔다.

 

백제 왕릉의 축조와 의례에 있어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정헌율 시장과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사업’으로 추진 중인 이번 익산 쌍릉 발굴조사에 이어 2019년에 소왕릉을 발굴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익산 쌍릉의 피장자의 실체와 익산지역 백제 왕도의 역사성을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성용 기자 ssy147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