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그룹 JYJ 멤버 박유천이 마약 반응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나는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취재진을 불러모아 기자회견까지 한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라 시선이 집중됐죠. 어떻게 된 일일까요.
지난 23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박유천이 마약 반응 검사 결과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말은 이렇습니다. 박유천의 전 여자친구이자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씨가 2015년 지인에게 필로폰을 공급한 혐의 등으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입건됐으나 당시 단 한차례의 소환조사 없이 검찰에 무혐의 의견으로 송치됐고, 검찰도 무혐의로 결론 지은 사실이 지난 1일 언론을 통해 알려졌죠. 이른바 고위층 자제의 사건 무마로 알려져 큰 논란이 됐습니다.
결국 황씨는 지난 4일 체포됐으며 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박유천이 자신이 잠든 사이 몰래 필로폰을 투약하고 마약을 가져오라고 시켜 다시 손대게 됐다"며 진술했죠. 당시 보도에서는 연예인 A씨로 알려졌으나, 박유천이 황하나와 공개 연애를 해온 만큼 대번에 A가 박유천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죠. 해당 의혹에 박유천은 지난 10일 서울 세종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약을 한 적도, 황하나에게 권유한 적도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박유천은 “저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마약을 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건가' 하고 무서웠다. 아니라고 발버둥쳐도 (선입견이)공포스러웠다”며 “저는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가서 조사를 받더라도 제가 직접 말씀을 드려야겠다 싶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습니다. 또 황씨가 자신을 협박하고 하소연했으며 그녀가 마약을 하는 것도 몰랐다고 말했죠.
하지만 경찰의 수사력을 우습게 본 것일까요. 경찰은 지난 16일 경기 하남시 소재의 박유천 자택을 압수수색했으며 당시 박유천의 다리털을 일부 체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마약 성분 감정을 의뢰했습니다. 그리고 17일과 18일, 22일 세 차례 박유천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고, 2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박유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검찰에 청구했죠. 박유천은 앞서 조사에서 전신을 제모했으며 머리는 두어 차례 염색해 체모에서 마약 양성반응을 얻기 힘들다고 알려졌지만, 경찰의 수사 앞에서는 소용 없었던 셈입니다.
기자회견에서 박유천이 했던 말은 “마약을 하지 않았다”뿐만은 아닙니다. 당시 박유천은 “저는 다시 연기를 하고 활동을 하기 위해 하루하루 (스스로를)채찍질하며 고통을 견디려 노력하고 있다. 그런 제가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마약을 생각하거나 복용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라며 “제가 이 자리에 나선 이유는 제 혐의가 인정된다면 연예인 박유천으로서 활동을 중단하는 문제를 넘어서 제 모든 인생이 부정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박한 마음으로 온 것”이라고 말했죠. 자신의 인생을 다리털에 의해 부정당한 박유천은 지금 어떤 기분일까요.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