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엘리자베스 뱅크스)와 카일(데이비드 덴맨)부부는 아이가 없는 불임 부부다. 아이를 가지기 위해서 무진 애를 쓰는 그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아기가 하늘에서 떨어진다. 말 그대로 하늘에서 우주선을 타고 떨어진 아기. 이 아기를 두 사람은 하늘의 축복이라 생각하고 브랜든이라 이름 붙여 키운다. 12세가 될 때까지 무럭무럭 자란 브랜든(잭슨 A. 던)은 조금 소심하긴 하지만 착한 아이로 자란다.
그러던 어느 날 토리는 브랜든이 이상한 증세를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밤만 되면 헛간의 창고 문을 열려고 애쓰는 데다가 학교에서도 트러블을 일으킨다. 자신과 트러블을 일으킨 상대를 괴롭히다 못해 다치게 하는 것은 물론, 주변인들이 자꾸 사라진다. 때마침 일어난 실종사건에서 주 보안관은 일련의 사건들에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토리를 찾아온다.
‘더 보이’(감독 데이비드 야로베스키)는 슈퍼히어로 호러라는 장르를 표방한다. 다른 세계에서 온 특별한 힘을 가진 아이가 정의의 영웅이 아니라, 그 힘을 자신의 욕망대로 쓰는 악당이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실제로 작품 속 브랜든은 여러가지로 고전적 영웅인 슈퍼맨을 떠올리게 한다. 외계에서 온 아이, 그리고 초고속 이동 능력과 눈에서 뿜어져나오는 슈퍼 빔, 아이를 다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물질은 외계에서 온 것 뿐이라는 설정…. 그 외에도 슈퍼맨을 맡았던 배우들 중 브랜든 루스가 있다는 점까지도 그렇다.
하지만 ‘더 보이’의 특별한 소재는 전형적인 호러 영화의 전개를 만나며 힘을 잃는다. 제작자인 제임스 건은 “‘더 보이’가 슈퍼히어로 장르에 완전히 새로운 전환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자신했으나 ‘더 보이’는 슈퍼히어로 영화에 공포를 가미했다기보다는 공포영화 속 살인마가 슈퍼히어로일 뿐이라는 것에 가깝다. 물론 잘 만들어진 공포영화가 보고 싶다면 ‘더 보이’는 괜찮은 선택이다.
영화 외적인 이슈까지도 관람에 참고하는 관객이라면, 제작자 제임스 건이 SNS에서 소아성애자적 발언으로 2018년 디즈니에 의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감독직에서 해고됐다는 점도 상기할 만 하다. 오는 23일 개봉, 15세가.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