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성류굴서 진흥왕 명문 발견… "배 타고 잔교 놓고 동굴 왔다"

울진 성류굴서 진흥왕 명문 발견… "배 타고 잔교 놓고 동굴 왔다"

울진 성류굴서 진흥왕 명문 발견… "배 타고 잔교 놓고 동굴 왔다"

기사승인 2019-05-23 12:13:23

경상북도 울진 성류굴(천연기념물 제155호)에서 신라 제24대 임금 진흥왕(재위 540∼576)이 560년에 다녀갔다는 명문이 발견됐다. 성류굴에서는 최근 최근 중고기 신라시대 금석문이 대거 발견된 바 있다.

23일 울진군은 심현용 박사와 이용현 박사가 함께 판독한 "庚辰六月日(경진육월일)/ 柵作익<木+益>父飽(책작익부포)/ 女二交右伸(여이교우신)/ 眞興(진흥)/ 王擧(왕거)/ 世益者五十人(세익자오십인)"라는 성류굴 명문을 공개했다.

해당 명문은 지난 3월 신라시대 금석문이 무더기로 확인된 굴 안 제 8광장에서 발견됐다. 진흥왕은 북한산과 마운령, 그리고 황초령에 순수비를 남기는 등 정복에 힘을 쓴 신라시대 군주다.

진흥왕 명문은 세로 6행으로 1행에 5자, 2행 5자, 3행 5자, 4행 2자, 5행 2자, 6행 6자로 모두 25자를 새겼다. 글자 크기는 가로 7∼8㎝, 세로 7∼12㎝ 정도다. 그 중 '眞興王擧'(진흥왕거)라는 네 글자는 다른 글씨보다 유독 크다는 것이 울진군 측의 설명이다. 

문구의 내용은 "경진년(560, 진흥왕 21년) 6월 ○일, 잔교를 만들고 뱃사공을 배불러 먹였다. 여자 둘이 교대로 보좌하며 펼쳤다. 진흥왕이 다녀가셨다(행차하셨다). 세상에 도움이 된 이(보좌한 이)가 50인이었다"로 해석된다. 잔교는 부두에서 배에 닿을 수 있도록 해 화물을 싣거나 하는 다리 모양의 구조물을 일컫는 말이다. 

울진군 측 조사단은 "명문을 통해 경진년, 즉 560년(신라 진흥왕 21년) 6월에 진흥왕이 울진 성류굴에 행차하여 다녀간 사실을 확인했다"며 "진흥왕의 이동에는 선박이 활용됐고, 행차에는 50인이 보좌했으며, 행차와 관련하여 동굴 내부를 잇는 잔교가 설치됐음을 알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실은 삼국사기를 비롯, 기존 연구된 문헌에는 없었던 것이다. 울진군은 이 명문이 신라 역사를 새롭게 구성하며 울진 성류굴의 역사적 위상을 밝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알렸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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