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는 고객이 있어 존재한다고 믿고, HDC의 구성원 모두 고객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가치는 고객의 행복으로부터 나온다는 단단한 믿음으로 고객의 눈으로 보고, 고객의 마음으로 느끼고자 합니다”
HDC그룹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내건 기업의 모토(가치체계)다. 다수의 기업은 소비자 혹은 투자자가 없이는 사업을 이끌어나갈 수 없다. 즉 고객이 존재함으로써 기업의 존재가치는 인정받는다.
이는 HDC그룹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HDC그룹 정몽규 회장도 올해 초 지주사 출범 후 가진 첫 경영전략 회의에서 “HDC만의 상품과 서비스가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소통과 실행 의지다. 아무리 좋은 경영 이념이 있더라도 고객과 마찰이 빈번하게 일어나면 그것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HDC그룹 주력 계열사 현대산업개발의 최근의 행보를 지켜보면 기업이 내세운 모토는 ‘속빈 강정’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물론 건설업종의 특성 상 아파트 준공 이후 소비자들과 마찰은 어느 회사마다 발생하는 문제다. 하지만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HDC그룹이 소비자와 소송과 마찰이 잦다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비상장사 호반건설 등과 비교해도 HDC현대산업개발이 소송(하자 소송) 건수가 많은 편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3월 발생한 ‘위례1차 아이파크’ 입주자대표 간 소송(14억3600만원을 포함해 10건이 넘는 소송(10억원 이상 소송가)이 진행되고 있다. 비상장 기업인 호반건설(10억원 이상 기준 8건) 보다 많은 횟수다. 투자자를 고려해야 할 상장기업인 HDC 측이 비상장 건설사 보다 소비자와 대립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도 재고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실제 HDC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한 HDC그룹은 지주사 전환 이후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밖에 과장광고 논란에 따른 입주자 간 갈등, 공사대금 문제로 인한 조합원 간 소송도 사례도 있다. 이 가운데 이 회사가 시공한 ‘파주 운정신도시 아이파크’가 허위 과장광고로 입주자들로부터 원성을 산 바 있다. 애초 이 아파트가 분양 당시 홍보문구에 명시됐던 녹색건축 인증 최우수 등급이 사실상 허위로 판명돼서다. HDC현산측은 입주자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그제서야 제작과정에서 ‘표기 오류’에 따른 혼선이라며 해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정몽규 회장이 강조한 내실 경영을 다시 한번 새길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음은 정몽규 회장이 과거 모 언론과 인터뷰에서 했던 발언이다.
“건설업도 정정당당하고 투명해지는 과정에 있다. 성장이 더디더라도 내실 경영을 추구했다. 선친의 정도 경영을 따르려고 노력한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