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제작사가 봉준호 감독의 젠더감수성 논란에 대해 배우 김혜자의 해명 입장을 전했다.
앞서 일부 네티즌들은 봉준호 감독의 젠더감수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과거 인터뷰에서 영화 '마더' 촬영 도중 사전 협의 없이 여성 배우의 가슴을 만지도록 지시한 사실을 밝혀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배우 김혜자도 직접 증언했다. 지난달 9일 열린 ‘마더’ 김혜자 스타체어 GV에서 "원빈이 진구한테 엄마하고도 잔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러고 그날 들어와서 자는데 갑자기 내 가슴을 만졌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본에) 가슴 만지는 게 아닌데, '무슨 까닭이 있겠지'하고 가만있었다. 봉준호 감독이 만지라 했다고 그러더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영화 '기생충' 제작사 바른손이엔에이가 진화에 나섰다. 제작사 측은 "'마더' 김혜자 스타체어 GV 논란 관련, 김혜자 본인 확인 결과 당시 상황에 대해 기억에 잠시 오류가 있었다고 말해줬다"고 공식입장을 전했다.
제작사에 따르면 김혜자는 “‘마더’는 나와 봉준호 감독이 ‘저는 엄마가 아니라서 극중 엄마의 마음은 선생님이 더 잘 아실 거 같다’는 이야기도 하고 서로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찍은 영화였다”며 “생각해보니 촬영 전에 봉준호 감독이 ‘도준이 엄마 가슴에 손을 얹을 수 있어요’라고 했고 내가 ‘얹으면 어때요, 모자란 아들이 엄마 가슴 만지며 잠들 수도 있겠지’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다시 설명했다.
이어 김혜자는 “그 장면을 찍을 때 모자란 아들을 둔 마음이 복잡한 엄마로 누워 있었다. 양말도 안 벗었다. 만약 아들이 잘못되면 언제라도 뛰어나가야 하니까”라며 “그런 엄마의 마음으로 연기를 했는데 이렇게 오해하시니까 내가 봉준호 감독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이 상황이 무섭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생충' 제작사 측은 “봉준호 감독이 GV 당시 이를 바로 잡지 않았던 것은 영화에 대해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오갔던 대화였고, 여기에 대해 ‘선생님 기억이 틀렸다’고 할 경우 김혜자 선생님이 민망해하시는 상황이 될까 싶어, 감독도 미처 현장에서 더 이상 말씀을 하실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