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36)이 12일 검찰에 송치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이날 고유정을 살인·사체손괴·사체유기·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에 신병이 인계돼 경찰서를 나선 고유정은 검은색 티셔츠와 같은 색 치마를 입고 체육복 상의를 어깨에 걸친 채 취재진 앞에 섰다.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고유정은 “왜 피해자를 살해했느냐” “범행을 후회하느냐” 등의 취재진의 말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피해자 유족들은 고유정이 모습을 드러내자 “얼굴을 들라”며 울분을 토했다. 또 막아서는 경찰에 “살인자를 보호하는 것이냐”고 소리치기도 했다.
유족들은 “이럴 거면 신상공개를 왜 했느냐”면서 “고유정은 우리 가족 모두를 죽인 거나 다름없다. 살인자 고유정이 좋은 변호사를 써서 몇십년 살다가 가석방되지 않도록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유정은 검찰에 도착해서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고유정은 이날 검찰 조사를 받은 후 제주교도소로 가게 된다.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고유정은 지난달 18일 배편으로 본인의 차를 갖고 제주에 들어와 25일에 강씨를 만났다. 고유정은 강씨와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 입실한 뒤 곧바로 범행을 저질렀다. 고유정은 다음날 시신을 훼손·분리한 뒤 하루 지나 훼손한 시신을 종이상자와 스티로폼 상자 등에 담아 펜션에서 퇴실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유정은 지난달 28일 제주시의 한 마트에서 종량제봉투 30장, 여행용 가방, 비닐장갑 등을 사고, 시신 일부를 종량제봉투에 넣은 후 같은 날 오후 8시30분 출항하는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빠져나갔다. 경찰은 여객선 CCTV로 고유정이 해당 여객선에서 피해자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봉지를 7분간 바다에 버리는 모습을 포착했다.
고유정은 완도항에 내린 후 지난달 29일 새벽 경기도 김포시 소재 가족의 아파트에 도착했다. 고유정은 이틀간 김포에서 시신을 또다시 훼손하고 유기한 뒤 31일 주거지인 충북 청주시로 이동했다. 경찰은 충북 청주시의 고유정 자택 인근에서 범행에 사용한 흉기 등을 발견했다.
제주지방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지난 4일 고유정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