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G유플러스가 통신 3사 중 자사가 5G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광고를 하자 SK텔레콤과 KT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5G 사용자들 사이에선 불안정한 5G 통신망 때문에 ‘LTE 우선모드’로 고정해 쓰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통3사가 품질 개선보다 아직까지 명확한 기준이 없는 속도 비교에 몰두하는 것은 고객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24일 일부 신문에 게재한 애드버토리얼(기사형 광고)에서 11일부터 사흘간 서울 25개구 내 186곳에서 스마트폰 데이터 통신속도 측정 애플리케이션 벤치비로 통신 3사의 5G 평균 속도 값을 비교한 결과 동작역, 서래마을 인근 등 5곳을 제외한 181곳에서 자사가 가장 빨랐다고 주장했다.
186곳 측정 평균값으로 LG유플러스의 평균 속도가 480Mbps로 348Mbps와 323Mbps를 기록한 경쟁사보다 빨랐다는 설명이다.
이에 SK텔레콤과 KT는 즉각 반발하며, 속도 논란과 관련한 백브리핑을 지난 26일 각각 진행했다.
KT는 전날 오후 3시 광화문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어 LG유플러스의 속도 측정 방식에 대해 “너무 치졸하다”며 “절대 수긍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LG유플러스가 자사 기준의 속도가 빠른 장소 위주로 측정한 데다 5G 스마트폰 중 점유율 80%인 갤럭시S10 5G가 아닌 자사 통신망에 가장 적합하게 제작된 LG V50 씽큐 위주로 측정했다는 지적이다.
KT 김영인 네트워크 전략담당 상무는 "의도적으로 조정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벤치비를 이용할 경우 같은 스마트폰으로 반경 10m 내에서 측정하더라도 속도가 23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점도 LG유플러스 측 주장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로 꼽았다. 그러면서 KT는 연세대에서 고정점이 아닌 이동점 측정을 했을 때 자사의 5G 속도와 커버리지가 3사 중 가장 뛰어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KT는 고정형인 벤치비 측정방식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고정지점은 측정 환경에 따라 반경 10m 내에서도 최대 20배 이상의 속도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영인 네트워크전략담당은 "벤치비는 고정 측정에 유리하다. 5G는 주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해 조금만 떨어져도 속도가 많이 변한다"며 "어느 한 곳을 가지고 그곳이 전부다의 품질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실제 팩트하고 일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KT는 고정 측정만 유리하게 만들어진 벤치비의 단점을 보완한 드라이빙 테스트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동성을 고려한 드라이빙 테스트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고객 사용패턴을 반영한 정확한 속도 측정 방식"이라며 "KT는 이동측정을 계속 해오고 있다. 3사의 품질을 제대로 알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KT 자료에 따르면 이 경우 타사의 비해 KT 속도와 동작률이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SK텔레콤도 이날 오후 5시 본사에서 간담회를 열어 '서울에서 LG유플러스의 5G 속도가 최고'라는 주장에 대해 "인정할 수 없고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류정환 SK텔레콤 5GX 인프라그룹장은 “벤치비는 누가 어느 시간대에 측정했는지를 봐야 한다. 직접 측정한 경우는 믿고 사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신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5G 속도 측정 방법과 관련해 “드라이빙 테스트가 객관적이고 제일 낫다는 것은 맞다”면서도 “자체 측정 결과 우리가 이기는 데가 더 많았다”며 KT의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통신 품질 측정의 경우 어느 지역을 할 것인지 이통3사 간 협의가 필요할 것이고, 이러한 것들이 수반된 상태에서 다양한 방법의 속도 측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SK텔레콤은 외연적 커버리지 확장보다는 커버리지 하나 만들더라도 제대로 만들자는게 지론”이라고 강조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