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두번할까요’ 이혼식 후 로맨스? 설렘은 없다

[쿡리뷰] ‘두번할까요’ 이혼식 후 로맨스? 설렘은 없다

기사승인 2019-10-10 17:45:33

영화 ‘두번할까요’(감독 박용집)는 이혼식 장면으로 시작된다. 결혼식 못지않게 성대하게 펼쳐지는 이혼식은 신선한 소재지만, 관객의 공감을 얻기엔 역부족이다. 주인공이 반드시 이혼식을 해야 했던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해도 선뜻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당한 설정 아래 펼쳐지는 대사와 인물들의 행동에선 간혹 웃음이 터진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러한 온도를 유지한다. 

‘두번할까요’는 생애 최초 이혼식 후 전 아내 선영(이정현)과 헤어진 현우(권상우) 앞에, 다시 선영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현우는 이혼 후 해방감을 느끼며 싱글라이프를 만끽하지만, 선영은 이혼을 요구했던 전 남편에 대한 미련이 남아 그의 곁을 맴돈다. 그러던 중 선영은 우연히 수의사 상철(이종혁)을 만나게 되고, 두 사람 사이 새로운 감정이 싹튼다. 

능력과 외모 모든 것을 갖췄지만 연애엔 미숙한 상철은 우연히 만난 옛친구 현우에게 연애상담을 한다. 그 과정에서 현우는 상철이 만나는 상대가 선영임을 알게 되고, 세 사람의 상황은 꼬이기 시작한다.

사건 발생의 대부분을 우연에 기댔지만, 앞뒤 설명은 충실한 탓에 중반부부터는 흐름이 매끄럽지 않다. 이혼식 이후로는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장면의 연속이고 전개도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끝난 후 로맨틱 코미디의 설렘이나 주제에 대해 곱씹을 만한 여운이 남는 대신, 기능적으로 웃음을 만들어냈던 장면이 단편적으로 떠오른다. 이 조차도 구태의연한 부분이 많아 유쾌한 맛은 아니다.

배우 권상우가 이혼 이후 다시 전 아내를 만나 과거의 감정을 되찾아가는 현우 역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하지만 현우의 감정이 가장 중요하고 섬세하게 표현되어야 할 클라이맥스에서 황당한 에피소드가 등장해 힘을 뺀다. 

배우 이정현은 이 작품으로 처음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했다. 여러 장르에서 활약했던 이정현은 이번 작품에서도 역할에 충실한 연기를 선보였지만, 선영의 캐릭터가 상대적으로 평면적인 탓에 매력적으로 살아나지 않는다. 

상철 역을 연기하는 배우 이종혁은 의외의 반전과 더불어 의외의 재미를 선사한다. 권상우와 영화 ‘탐정 : 리턴즈’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성동일을 비롯해 배우 정상훈, 김현숙, 박경혜 등이 능숙하게 웃음을 유발해 영화를 풍부하게 만들었다.

오는 17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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