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미만 젊은 유방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초 공개된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유방암은 전체 신규 여성 암 환자의 21.8%에 해당하는 2만9391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대장암·폐암·위암 등 다른 암종과 비교하면 40대 이하 젊은 층에서 유방암 발생률 증가가 두드러진다.
이는 전체 유방암 환자 수가 늘어난 데 더해 초경 연령의 단축, 첫 출산 연령의 상승, 서구화된 고지방 식습관 등 사회·환경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채수민 경희대학교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1년에 약 3만 명 가까운 유방암 환자가 발생하면서 젊은 환자도 늘어났다”며 “서구화된 생활습관과 고지방식, 운동 부족과 잦은 음주 등이 젊은 층에서의 유방암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유방암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병이 심화된 이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젊은 환자일수록 암에 대한 경각심이 적고, 유방암 의심 증상들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여기에 젊은 여성일수록 치밀유방이 많아 유방 촬영술로 암을 조기에 검진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그 결과 종양의 크기가 커지거나 겨드랑이나 림프절까지 암세포가 침범한 상태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발생한다.
40세 이하 여성들이 유방암을 키우지 않고 제때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몸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가슴에 멍울이 만져지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유방 촬영이나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악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갑자기 가슴 주변 피부가 오렌지껍질처럼 두꺼워지거나 좌우 대칭이 달라졌을 때, 한쪽 유두만 갑자기 함몰될 때, 유두에서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나오는 경우에도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채 교수는 “젊은 여성일수록 유방암이 공격적이고 진행이 빠르다”며 “몸의 변화를 알아채고 병원을 방문할 수 있도록 평범한 상태일 때 자신의 유방의 특징을 알아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는 유방 전절제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러나 실제 치료 과정에서 전절제가 시행되는 비율은 생각보다 낮다. 의료 기술과 항암 치료가 발전하면서 현재는 부분 절제 후 재건 수술을 통해 이전과 가까운 모습으로 회복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채 교수는 “유방을 절제해야 한다는 두려움과 암에 대한 공포감 때문에 병원 방문을 늦추는 일이 적지 않다”며 “최근에는 항암 치료 후 수술을 하거나 호르몬 치료로 암세포를 먼저 약화시킨 뒤 수술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에 발견하면 유방 모양을 보존한 채 부분 절제술만으로 치료를 마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방암을 예방하려면 가족력을 우선 확인하고, 음주와 고지방 식단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생활습관은 유방암 위험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채 교수는 “가족력이 있거나 과거 가슴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다”며 “이런 경우 술을 자제하고 고지방 식단을 피하며, 비만이 되지 않도록 체중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질환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