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뿐만 아니라 연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죠”
11일 오후 서울 논현로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민재는 최근 종영한 JTBC 월화극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이하 ‘꽃파당’)을 통해 무엇을 얻었느냐는 질문에 잠시 숙고한 뒤 이처럼 답했다. 첫 주연에 나선 만큼 남다른 책임감으로 작품에 임했다는 설명이다.
김민재는 ‘꽃파당’에서 주인공 마훈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마훈은 조선 최고의 매파가 모인 꽃파당의 수장이자, 우연히 만나게 된 개똥(공승연)과 남다른 인연으로 발전하는 인물이다.
김민재는 “작품을 마쳤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인터뷰를 하니 종영이 실감 난다”며 “첫 주연으로 첫 사극을 작업하며 마훈이라는 소중한 캐릭터를 얻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번 작품에서 김민재는 중저음의 목소리와 안정적인 발성을 통해 진중하면서도 예민한 마훈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무엇보다 대사 전달이 중요한 사극에서 단단한 기본기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는 평이다. 이에 관해 김민재는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도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무겁다는 말도 들었다”면서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고민을 거쳤다고 털어놨다.
“사극이라고 해서 정해진 답은 없지만, 어색하지 않은 톤을 찾기가 어려웠어요. 평소에 써보지 않은 단어나 말투를 익히는 것도 쉽지 않았고요. 마훈이 추리를 하거나 진지할 땐 평소보다 조금 더 낮은 톤을 쓰고,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죠. ‘목소리가 좋다’는 칭찬이 좋으면서도, 일부 부분에선 조금 더 재미있게 표현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요. 좋은 것을 넘어서 또 다른 것들을 연구해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봄과 여름에 걸쳐 6개월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촬영했던 경험도 추억으로 남았다.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춘 배우 공승연을 비롯해 작품을 함께한 배우 서지훈, 박지훈, 변우석 등이 모두 또래라서 연기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동료배우들 각자가 가진 에너지가 정말 재미있었고, 연기하는 캐릭터와 잘 맞아서 즐거운 현장이었어요. 저는 늘 혼자 진지한 편인데, 친구들 덕분에 재미있고 유쾌하게 보낼 수 있었죠. 친구들이 모두 작품 속 캐릭터로 현장에 오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늘 고마운 마음이 있었죠.”
‘꽃파당’을 잘 마무리한 김민재는 곧바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 촬영에 돌입했다. 그는 “아직 입에 습관처럼 붙은 사극 말투를 내려놓는 것이 마음처럼 잘되지 않는다”면서도 그동안 배운 것을 토대로 ‘김사부2’에 힘을 싣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처음 신인일 땐 연기가 너무 재미있었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런 태도로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한 환경을 접하다 보니,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어요. 이번에도 현장을 조성해서 끌어가는 방법 등을 배우며 감정적으로 성숙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더 예민하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신경 썼죠. 더 많이 배우고자 하는 욕심은 신인일 때와 같아요. 지금 당장 뭐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두기보다, 지금을 잘 쌓다 보면 어딘가로 향해 가고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