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영유아에게 많이 발생하는 감염병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
4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 수두의 발생이 늘고 있다.
유행성이하선염 환자는 10월 1145명에서 11월 1177명로 늘었고, 12월 3일까지 5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 중 9세이하 환자가 1587명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19세이하 환자도 479명 발생했다.
수두 환자는 10월 4900명, 11월 7893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12월 3일까지 387명의 환자가 보고됐다. 0~9세 환자는 9196명, 10~19세 환자는 3176명으로 집계됐다.
유행성이하선염과 수두는 보통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작년에도 유행성이하선염 환자 수는 9월 1243명에서 10월 1375명, 11월 1418명, 12월 1325명으로 늘었고, 수두는 9월 4441명, 10월 6297명, 11월 1만1299명, 12월 1만3757명으로 늘었다.
두 질환은 환자가 기침할 때 분비되는 침방울(비말), 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전파되는 제2군감염병이다. 2군감염병은 예방접종을 통해 예방 및 관리가 가능하여 국가예방접종사업의 대상이 되는 감염병을 말한다.
두 질환은 주로 영‧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에서 발생률이 높다. 특히 수두는 미열을 시작으로 온몸에 발진성 수포(물집)가 1주일가량 발생하는데, 수포성 병변의 직접접촉이나 호흡기 분비물의 공기전파를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집단생활을 하는 학교 등에서 발생 위험이 크다. 유행성이하선염은 무증상 감염이 전체 20%를 차지한다. 증상이 있는 경우 귀밑 이하선(침샘)부위가 붓고 1주일가량 통증을 동반한다. 유행성이하선염도 감염 환자와 말하거나 재채기할 때 나오는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감염되므로, 집단생활을 하는 학교 등에서 발생 증가 위험이 있다. 4∼6세와 13∼18세에서 발생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겨울은 환경적으로 기온이 낮고 건조해 바이러스 증식이 쉽다. 특히 추운 날씨로 인해 실외보단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밀접접촉으로 감염될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히 유행성이하선염이나 수두는 면역력이 있으면 예방이 가능한데, 신생아나 영유아는 예방접종 전까지 면역 경험이 없어 걸리기 쉽다. 뒤늦게 30~40대에서 걸려 아이들한테 전염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드물다”며 “대부분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니 접종 받는 것이 좋고, 만약 감염됐다면 바이러스가 사라질 때까지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않도록 격리되어 치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들 질환의 전파방지를 위해서는 수두는 증상 발현 후 모든 병변이 가피로 앉을 때까지, 유행성이하선염은 증상 발현 후 5일까지 격리가 필요하다. 보통 1주일 이상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지만 간혹 신경계 질환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예방접종을 제때 완료하면 감염병 발병을 사전에 막을 수 있고, 만일 감염되더라도 가볍게 앓고 지나가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생후 12~15개월 사이에 수두와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백신을 접종하고, 만 4~6세에 MMR 백신을 한 번 더 맞으면 된다. 접종 여부를 모르는 경우 예방접종기록을 하면 된다.
단체생활을 할 때는 한 명만 감염병에 걸려도 집단 유행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단체생활 감염병 예방수칙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손을 자주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손이 아닌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기침예절을 지켜야 한다. 감염병 의심증상이 발생한 경우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곧바로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는다.
집단유행을 막기 위해 감염 환자는 전염기간동안 등원‧등교(학원 등 사람이 많은 장소 포함)를 하지 않아야 한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