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개인 피부특성·종교·기후' 고려한 화장품 만든다

세계 최초 '개인 피부특성·종교·기후' 고려한 화장품 만든다

기사승인 2019-12-05 11:39:35

정부가 국내 화장품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주기 지원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했다.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화장품산업 기초소재 및 신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규제시스템도 국제기준에 맞춰 개선한다. 아울러 신남방 진출지원 등을 통해 브랜드 제고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K-뷰티) 미래화장품산업 육성방안 브리핑’을 개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해외시장총괄담당관, 문화체육관광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관세청, 특허청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화장품산업 전주기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생활수준 향상과 고령화에 따른 항노화 시장 확대로 한국의 화장품과 화장법 등을 의미하는 ‘K-뷰티’의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이 연평균 34.9% 증가하는 등 현재 세계 4대 수출국가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서 프랑스·미국 등의 다국적 기업과의 경쟁이 심해지고, 중국 현지 기업의 약진이 이어지면서 신규시장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와 고가·신규 시장 공략을 위한 원천기술 부족, 높은 해외 원료 의존도 등은 안정적 성장에 장애물이다.

이에 정부는 업계·전문가 간담회 및 설문조사 등을 진행해 현장에서 체감하는 문제점을 기반으로 화장품산업 전주기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방안은 수출 확대를 통한 경제활력 제고, 글로벌 선도(리딩)기업·강소기업 육성, 신규 일자리 7만3000여 개 창출을 목표로 한다.

우선 연구개발(R&D)과 관련해 현장에서 우선순위가 높았던 화장품 기초소재 및 신기술 연구개발을 확대 추진한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계면활성제, 자외선차단소재(TiO2) 등 기초소재는 국산화하고 천연 생물자원(흰감국(미백작용), 어리연꽃(노화방지) 등)을 이용한 소재도 국산화한다. 또한, 피부노화 기전 연구를 통해 항노화 물질을 개발하고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절해 민감성 피부 개선 화장품을 개발한다.

유전체 분석 및 수출국 맞춤형 기술개발도 추진한다. 바이오 빅데이터와 연계한 유전자 분석 결과를 활용해 개인의 피부특성을 반영한 화장품을 개발하고, 국가와 지역별로 선호하는 천연물, 종교·문화·기후, 현지 규제 등을 고려한 수출국 맞춤형 소재와 제형을 개발한다.

 

 

이와 관련해 내년도 정부안에는 77억 원의 예산이 편성됐으나 이후에도 대규모 R&D 재정투자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기술 수준을 세계 수준 대비 현재 86.8%(2018년)에서 95%(2030년)까지 달성하고, 일본 원료수입 비중을 23.5%(2018년)에서 18%(2022년)로 낮출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선도를 위한 신기술도 개발한다. 마이크로니들(각질층을 미세한 침으로 뚫어 유효성분을 표피, 진피세포에 전달하는 방식) 등 피부층에 대한 전달력을 높이는 기술과, 색상·질감·사용감 등 감성 제형기술을 개발한다. 예를 들어 압력을 주면 알갱이가 쪼개져 피부에 밀착되는 팩트, 바르면 색상이 변하는 립스틱 등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동물실험금지 규제 확산에 대응해 3차원(3D) 인공피부 등 동물실험 대체 평가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국내 화장품이 원활하게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우리 규제시스템도 국제기준에 맞춰 개선한다. 제조자 표기의무 삭제, 맞춤형화장품 제도 신설 및 지식재산권 침해대응 강화 등을 통해 중소기업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K-뷰티 제품의 안정적 수출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먼저 혁신 기술을 보호하고 중소 브랜드 중심 성장을 위해 업계 요청이 높았던 제조자 표기의무 삭제를 추진한다. 기존에는 제조자 표기의무로 인해 해외기업에 제조자 정보가 공개돼 유사제품이 증가하고, 중소 브랜드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며 수출이 감소하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개인별 피부 진단을 통해 고객 맞춤형으로 화장품을 제조하는 맞춤형화장품 제도는 내년 3월 세계 최초로 신설․시행한다. 이를 통해 원료 혼합·소분 및 품질관리를 담당하는 ‘조제관리사’제도가 도입되어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5000명)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화장품 국제기준 수립 시 함께 참여해 우리나라 입장을 반영할 수 있도록 화장품 강국으로 구성된 ‘국제화장품 규제조화협의체(ICCR)’ 가입을 추진한다. ICCR은 미국 FDA, 유럽 EC, 일본 MHLW, 캐나다 HC, 브라질 ANVISA이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으며, 국제 기준이나 시험법 개발하는 기구다.

또 우리나라 화장품 모방판매(이른바 ‘짝퉁’ 제품)로 인한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해 범부처 합동으로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법인 해산 외에도 해외공관을 통해 현지 소비자 및 기업들에게 한류 편승기업의 위법 행위에 대한 위험성 경고 및 실태조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침해대응의 실효성을 높일 예정이다.

신남방 신흥국가 진출지원도 강화한다. 이를 통해 화장품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K-뷰티 홍보관과 대규모 박람회를 신설해 K-뷰티 상품가치(브랜드) 경쟁력을 높인다.

현재 국가별 하나씩만 운영 중인 판매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지 유명 매장(화장품체험카페, 드럭스토어 샵인샵 등)과 연계하여 홍보 및 판촉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하고, 명동·강남 등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지역에 ‘K-뷰티 홍보관’을 신설해 구입 및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범부처 차원의 국내외 박람회 개최를 통해서도 K-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입지를 강화한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별로 개최하는 화장품 관련 국내 박람회는 경기도 대한민국뷰티박람회, 오송 화장품뷰티산업 엑스포, 제주 천연화장품&뷰티박람회등 총 12개가 운영되고 있다. 작은 규모와 낮은 인지도로 인해 해외 구매자(바이어)의 참여가 저조하므로, 이에 대응해 국가 차원의 대규모 ‘화장품 박람회’를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K-POP과 연계한 글로벌 한류행사 및 한류 콘텐츠 채널 등 한류 플랫폼을 활용해 K-뷰티 홍보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한다.

한편, 정부는 화장품 생산, 신기술 연구개발, 뷰티서비스를 포함한 전문교육, 중소기업 홍보(컨설팅) 등이 한 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K-뷰티 클러스터를 구축해 K-뷰티 산업육성을 위한 대표 거점을 마련한다.

민·관(국가·지자체) 협의를 통해 화장품 특화 클러스터를 지정하여 입주기업 대상 연구개발(R&D) 우선 참여 등 각종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연구개발 및 종합컨설팅, 안전성 평가·인증 등 전담 공인기관 기반시설(인프라)을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화장품 관련 정부부처 및 관련기관의 지원이 분산돼 업체가 여러 곳을 전전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원스톱) 화장품 종합지원센터’도 운영한다.

해외 수출시 요구되는 신소재, 국내 생물자원 원료 등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전담하는 공인기관 인프라도 구축할 계획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정부 대책을 통해 우리 화장품 업계에 필요한 부분을 채워준다면 K-뷰티 산업은 앞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K-뷰티가 가진 혁신성에 기술력을 더해 K-POP 등 한류와의 연계를 통한 브랜드 경쟁력 강화 및 신시장을 개척한다면 세계 3대 화장품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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