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비만한 아이는 청소년기에도 지속적으로 비만해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한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 키가 정상체중의 아이보다 더 컸으나 중학교 이후로는 별 차이가 없었다.
13일 질병관리본부와 강재헌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교수는 이러한 내용의 ‘소아청소년 비만 코호트’ 결과를 공개했다.
소아청소년 비만 코호트는 비만과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생활습관이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장기적으로 조사ㆍ관찰하는 연구다. 지난 2005년 과천시 4개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서울 중구, 안산, 안양, 수원 지역에서 올해로 15년째 진행되고 있으며, 약 4000여명이 연구에 참여했다.
코호트 대상자들은 2005년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인 소아에서 청소년기를 거쳐 현재 성인기(2019년 22살)에 들어섰다.
연구에 따르면, 1998년생 대상자(누적 2540명)들의 지난 12년 동안 신체 성장 지표들을 매년 측정한 결과, 아동기의 비만이 청년기 비만으로 이어지는 것이 확인됐다.
초등학교 때 비만한 경우 청소년기에도 지속적으로 비만해 정상체중과의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것으로 관찰됐고, 대사증후군이 없던 6~15세 소아청소년 1309명을 6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31.3%(410명)의 소아청소년에서 대사증후군이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모두 초등학교 때 비만한 아이가 정상체중의 아이보다 키가 더 컸으나 중학교 이후로는 별 차이가 없었다.
대사증후군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위험 요인을 분석한 결과, ▲소아일 때 이미 과체중 이상으로 비만인 경우 ▲부모가 심혈관질환 병력을 갖고 있는 경우 ▲평소 8시간 미만으로 수면하는 경우 ▲가정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높았다.
또 소아청소년 비만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으로는 부모의 식습관, 패스트푸드 과잉섭취, 탄산음료 섭취, 과도한 스크린 시청 시간 등으로 나타났다.
연구 책임자인 강재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아동기의 비만이 청소년기 대사증후군과 청년기 비만으로 이어지고, 초등학교 때 비만한 경우 청소년기에도 지속적으로 비만해 정상체중과의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소아청소년기 비만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예방과 중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소아 비만 및 대사질환 코호트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아청소년을 장기적으로 추적조사 한 연구로서 매우 가치가 있으며, 소아 비만 예방의 중요성을 제시하는 자료가 될 것”이라며 “만성질환은 발병 이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대책으로 건강한 식생활 및 주기적인 신체활동이 중요하다. 앞으로 소아청소년의 건강을 위해 행정기관-의료기관-지역사회-학교-가정 등을 연계한 비만 중재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전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