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형제가 진료한 의사 붙잡고 모니터로 머리 가격

두 형제가 진료한 의사 붙잡고 모니터로 머리 가격

환자 유족들 진료실 난입 폭행...피해 의사 "살기 느꼈다"

기사승인 2019-12-18 05:00:00

진료 보던 환자와 간호조무사도 피해 입어

병원 “정신과 아닌 일반 진료실서 폭행 처음”


충남 천안 소재 S종합병원에서 사망환자의 유족들이 진료 중이던 담당의사를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의사는 물론 진료를 보던 환자와 폭행을 말리던 간호조무사 등이 함께 상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해당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가해자인 두 형제는 당뇨발, 관상동맥병, 직장 궤양 등 지병으로 진료를 받던 중 지난 8월25일 사망한 82세 여성 환자의 유족으로 알려졌다. 이 환자는 지병을 치료하기 위해 소화기내과, 성형외과, 심장내과 등 여러 진료과에서 치료를 받다가 폐렴 등으로 인한 기저질환 악화, 혈전으로 인한 혈관폐색으로 사망했다.

CCTV상 30~40대로 보이는 두 형제는 16일 오후 2시 30분쯤 스텐트시술을 담당했던 심장내과 교수의 진료실에 들어가 문을 잠근 다음, 한 사람은 의사를 붙잡고 한 사람은 컴퓨터 모니터로 의사의 머리를 내려치는 등 약 15분간 폭행을 이어갔다. 올해 만 45세의 심장내과 교수는 진료를 보고 있던 중이었다.

진료를 보조하던 간호조무사와 진료 받던 환자 또한 폭행을 말리는 과정에서 가슴을 맞는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교수는 머리와 얼굴, 손 등을 다쳐 응급처치 후 현재 입원 치료 중이며, 심한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해 정신과적인 치료도 병행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해당 교수는 30분간 맞은 것 같다고 호소하고 있다. 가해자들의 눈빛에서 살기를 느꼈고, 작은 칼 등 흉기가 있었으면 죽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족들의 폭행은 병원 측 보안요원들의 출동으로 제지됐다. 인근 파출소 경찰에게 인계된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폭행사실을 모두 인정했으며, 조사 후 귀가한 상태다.

유족들은 병원 측 과실을 주장하고 있으며, 지난 9월에도 환자 사망 후 다른 담당의사의 진료실을 찾아 난동을 벌인 바 있다.

병원측은 “환자의 사망원인은 지병의 악화와 혈전으로 인한 혈관폐색이다. 그간 여러 차례 의료진 및 의료분쟁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민원을 제기했다”며 “일반 진료실에서 이러한 폭언 및 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병원은 정신과 진료실이나 응급실에 탈출로 및 비상벨 등을 설치해 의료진을 보호하려고 하고 있는데, 다른 진료실도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료실 폭행이 계속된다면 병원에서도 환자들을 가려 받을 수밖에 없고 방어진료를 할 수밖에 없다”며 “진료권을 보호하고, 폭행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병원차원에서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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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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