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0일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인수·합병을 조건부 인가한다는 심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올 한 해 업계를 뜨겁게 달군 유료방송 시장 재편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앞서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마무리한 데 이어 SK브로드밴드도 티브로드 합병을 완료하면 유료방송 시장은 내년 초 통신사가 주도하는 '3강' 체제로 재편된다.
현재까지는 KT 계열의 점유율이 31.1%로 독주 체제였다면 내년 초에는 LG유플러스·CJ헬로 합산 점유율이 24.5%,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산 점유율이 23.9%가 돼 3사 경합 국면이 된다.
독보적인 1위 업체가 사라지면서 내년 유료방송 시장은 극심한 경쟁이 예상된다. '빅딜'에 이은 추가 '스몰딜'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특히 KT가 후발 경쟁사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딜라이브(점유율 6.3%) 인수에 나서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KT는 작년부터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했지만,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이 33%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장기화하고 이에 더해 내부에서는 CEO 선임 절차가 진행되면서 발이 묶인 처지였다.
하지만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이 최근 CEO 후보로 선임되면서 유료방송 1위를 사수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역시 가입자 확대를 위해 추가 M&A에 나설 수 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현대HCN을, LG유플러스는 CMB 등을 대상으로 추가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통사가 무선사업 정체에 따른 미래 먹거리로 '미디어' 산업을 지목하면서 유료방송 재편에 이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애플, 디즈니 등도 OTT 시장에 가세해 국내 진출을 넘보고 있다.
이에 대응해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와 '웨이브'를 출범했고, KT도 기존 자사 '올레tv모바일'을 개편한 새 모바일 OTT '씨즌'을 내놨다. 내년에는 CJ ENM과 JTBC도 OTT 설립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상황이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