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준 ‘보통 미세먼지’도…전립선암 발병 위험 키워

한국 기준 ‘보통 미세먼지’도…전립선암 발병 위험 키워

기사승인 2025-12-01 13:12:46
박용현 서울성모병원 교수. 서울성모병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한국 기준 ‘보통’ 수준의 미세먼지(PM10)에도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박용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와 박지환·노미정 단국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2010~2020년 성인 2만430명을 분석한 결과, 평균 47㎍/㎥ 수준의 ‘보통’ 단계 미세먼지(PM10)에 많이 노출된 그룹에서 전립선암 위험이 유의하게 높아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0~2012년의 미세먼지 노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적을 진행해 4071명(19.9%)의 전립선암 환자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초미세먼지(PM2.5)가 25㎍/㎥ 이하로 낮은 상황에서도 중간 수준의 PM10 노출이 전립선암 발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일반적으로 보통 수준 미세먼지일 때는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이 기준도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의 미세먼지 기준(연평균 50㎍/㎥)은 WHO 권고치(연평균 15㎍/㎥)보다 완화돼 있다”며 대기질 기준 강화와 공중 보건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 암 발생 4위로 50세 이후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정기검진이 중요하며, 대한비뇨의학회는 50세 이상 남성(가족력 있는 경우 40~45세)의 매년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연구팀은 대기오염 외에도 생활습관 요인이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걷기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그룹은 1.2배, 비만한 그룹은 1.8배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

박용현 교수는 “운동과 체중관리 등 생활습관 개선은 대기 오염에 따른 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