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부지역의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원인 모를 바이러스성 폐렴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2~2003년 수천명이 감염됐던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증상이 유사해 중국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2일 연합뉴스, 뉴스1 등에 따르면, 지난 31일(현지시간) 중국중앙방송(CCTV),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은 전날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가 현지 한 수산시장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가 속출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시 위원회는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를 통해 현재까지 원인 모를 바이러스성 폐렴환자가 지난 한 달간 27명 보고됐으며 이 중 7명은 중태, 2명은 곧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18명은 안정된 상태다.
환자들은 격리돼 치료받고 있으며 바이러스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긴밀한 접촉은 의료진 관할 하에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시 위원회는 초기 실험 결과 “인간 대 인간의 전염은 전혀 없었고 의료진도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감염 원인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환자들 대부분은 우한시 내 한 수산물 시장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질병은 25%에 달하는 높은 감염률을 보였다. 시 보건당국은 해당 수산물 시장을 검사하고 소독을 진행했으며 노점상 상인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지시했다.
환자들이 발열과 급성 호흡기질환 등 폐렴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원인이 불분명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질병이 ‘사스’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온라인에서 떠돌았다.
이에 인민일보 인터넷판은 현지의 여러 의료계 인사를 인용해 “현재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인터넷 소문대로 사스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다른 중증 폐렴일 가능성이 더 높다”며 “사스라고 하더라도 성숙한 예방 체계가 있어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우한 시민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사스는 2002년 말 중국 남부 광둥(广东)성에서 처음 발병한 후 전 세계 8000여명을 감염시켰다. 중국 본토에서 349명, 홍콩에서 249명을 숨지는 등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는데, 당시 중국 정부가 사스 발병 사실을 몇주간 은폐해 피해가 더 컸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지난해 10~11월 중국 네이멍구(内蒙古)자치구에서 페스트(흑사병) 환자 4명이 연이어 발생해 전염병 공포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 중 2명은 전염성이 가장 강한 폐렴형 페스트로 확진 판정을 받았었다. 이후 보건당국은 해당 지역에 광범위한 쥐·벼룩 박멸 작업을 진행했고 아직까지 추가로 알려진 페스트 환자는 없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