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하정우와 ‘연기대상’ 김남길의 만남… 미스터리 드라마 ‘클로젯’ [들어봤더니]

‘백두산’ 하정우와 ‘연기대상’ 김남길의 만남… 미스터리 드라마 ‘클로젯’ [들어봤더니]

‘백두산’ 하정우와 ‘연기대상’ 김남길의 만남… 미스터리 드라마 ‘클로젯’

기사승인 2020-01-02 13:05:29


배우 하정우와 김남길. 최근 출연작마다 흥행으로 이끄는 두 사람이 영화 ‘클로젯’으로 만났다. 

2일 오전 11시 서울 CGV 압구정점에서 영화 ‘클로젯’(감독 김광빈)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사한 새집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딸을 찾아 나선 상원(하정우)에게 딸의 행방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 경훈(김남길)이 찾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하정우와 김남길의 첫 만남도 눈에 띄지만,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하정우와 김광빈 감독의 인연도 ‘클로젯’을 탄생시킨 주요 요소다. 감독의 우연한 경험에서 시작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 영화지만, 이들은 ‘미스터리 드라마’로 장르를 정의했다.


△ “잠을 자다가 우연히 깼는데 눈앞에 벽장이 살짝 열려있었어요.”

김광빈 감독은 자신의 실제 경험에서 출발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안에 누가 있는 것 같은 소름 끼치는 느낌이 들었다. ‘타닥’하는 생활소음이 들려서 더 무서웠다”며 “제가 생각했던 이야기와 벽장이라는 한국적인 소재를 엮어서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클로젯’을 만들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김남길도 “평상시에 벽장을 잘 열어본다”고 했다. 촬영하면서도 일부러 벽장을 열어놓고 누가 있는 것처럼 말을 붙여봤다는 후문.


△ “장편 영화를 만들면 형이랑 꼭 같이하고 싶다고 했죠.”

하정우는 ‘클로젯’을 연출한 김광빈 감독과 15년 전부터 이어진 인연이라고 소개했다. 그가 언급한 15년 전은 윤종빈 감독과 함께 찍은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이야기다. 당시 김광빈 감독은 동시녹음 감독으로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하정우와 함께했다. 하정우는 “환경이 열악해서 스태프들도 많이 교체가 됐는데 김광빈 감독은 13개월 동안 끝까지 같이 촬영했다”고 기억했다. 둘의 집이 근방이라 하정우의 차에 동시녹음 장비를 싣고 다니며 함께 이동했던 기억도 떠올렸다. 그러면서 했던 영화 출연 약속을 ‘클로젯’으로 지켰다. 김광빈 감독 역시 “15년 전 약속을 기억하고 계셔서 감동적이었고, 어려운 도전일 수 있는데 출연해주신다는 얘길 들고 많이 놀랐다”고 털어놨다.


△ “미스터리 드라마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김광빈 감독은 ‘클로젯’을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 가두지 않았다. 감독은 “장르에 치우치는 것보다 가족과 사회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그게 이 영화를 ‘미스터리 드라마’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말했다. 특정 종교색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도 같은 이유다. 민속신앙을 바탕으로 여러 종교를 섞은 장면들이 나오지만 오컬트 장르는 아니다. 그보다는 사라진 딸을 찾아다니는 스토리에 주안점을 뒀다. 김남길은 “전 우리네 얘기라고 생각해요. 보고 나와서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힌트를 줬다.


△ “하지만 전 대상을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새해 첫 영화 현장이었던 이날 행사에서 하정우와 김남길은 평소에도 친한 사이라고 했다. 하정우는 “남길 씨와의 첫 인연은 고현정 누나의 팬 미팅 대기실에서 만난 게 시작이었다”고 소개했다. 당시 고현정과 ‘선덕여왕’에 함께 출연했던 김남길이 “북유럽의 같은 느낌이었다”며 묵직하고 시크한 모습으로 기억했다. 하지만 주지훈의 소개로 만난 식사 자리에서 숟가락을 들 시간이 없을 정도로 유머를 구사하는 김남길의 모습을 봤다는 이야기였다.

김남길은 하정우가 출연한 영화 ‘백두산’의 흥행을 언급하며 “‘백두산’의 기운을 이어받아서 ‘클로젯’이 순항하길”이라고 기원했다. 그러자 하정우는 “전 (연기)대상의 기운을 이어받아서 ‘클로젯’이 순항하길 바란다”고 받아쳐 분위기를 띄웠다. 또 김남길이 작은 영화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하정우처럼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자, 하정우는 “하지만 전 대상을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대상 받은 사람이 옆에서 이런 얘길 하니까”라고 곤란해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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