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나쁜녀석들’이 돌아왔다.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유쾌하고 터프한 마이크(윌 스미스), 마커스(마틴 로렌스)의 콤비는 그대로다. 옛날 경찰 두 사람이 펼치는 거침없는 액션과 독창적인 유머는 시리즈 존재 이유를 입증한다.
영화 ‘나쁜녀석들: 포에버’(감독 아딜 엘 아르비, 빌랄 팔라)는 흘러버린 시간을 실감하며 은퇴를 준비하는 마커스와 여전히 범죄자들을 잡길 바라는 마이크의 다툼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마이크와 20년 전 악연을 기억하는 악당 이사벨(케이트 델 카스틸로)과 그의 아들 아르만도(제이콥 스키피오)가 등장하며 상황이 바뀐다. 마이크의 주변 인물들을 하나씩 제거하던 아르만도가 쏜 총에 마이크마저 쓰러지며 생사를 헤매게 된다.
‘나쁜녀석들: 포에버’는 처음부터 뚜렷하게 제시되는 선악 구도를 풀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악당들이 얼마나 나쁘고 잔혹한지 표현하며 ‘나쁜녀석들’의 싸움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보다는, 이미 오랜 기간 마이애미 경찰로 활약한 마이크와 마커스가 한 번 더 싸움에 나서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집중한다. 대단한 수사 실력이나 뛰어난 전투력을 갖고 있지 않은 두 사람의 캐릭터와 행동에 관해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몰입하게 한다.
이들이 지금 시대에 맞는 수사방식으로 무장한 엘리트 팀 AMMO와 부딪히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새로운 것에 적응해나가면서 자신들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확장해나가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더 풍성해진다. 특히 진지한 마이크와 엉뚱한 마커스의 대화는 러닝타임이 흘러갈수록 웃음 강도를 높여간다. 시대를 떠나 이들의 매력이 통한다는 것을 AMMO 팀에도, 관객들에게도 한 번에 각인시킨다.
두 사람의 관계와 캐릭터는 더 풍성해졌다. 다만 나쁜 경찰이 더 나쁜 악당들을 때려잡는 단순한 포맷의 한계가 뚜렷하다. 지난해 개봉한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제미니맨’과 겹치는 설정이 많은 점도 아쉽다. 청소년 관람불가. 15일 개봉.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