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좀 빼렴" 설 연휴 잔소리? '팻토킹' 자제하세요
#글// 김정은 365mc병원 신촌점 대표원장

◆'남의 몸에 관심 안 갖기 캠페인' 필요
오랜만에 모인 친척 중에는 '걱정'을 핑계로 한 잔소리 폭탄을 날린다. 올해는 모두가 '남의 몸에 관심 갖지 않기'에 도전해보자. 몸매가 좋아 보여도 '좋다'고 칭찬하지 말고, 살이 찐 것 같아도 잔소리 뱉을 것을 꿀꺽 삼켜야 한다.
잔소리가 다이어터의 의지를 북돋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누군가에게 '뚱뚱하다'고 낙인을 찍고 차별하면 체중감량에 긍정적인 게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연구팀이 2006년, 2010년 6000명을 대상으로 두차례에 걸쳐 연구한 결과, 2006년 몸무게 때문에 놀림 받은 적이 있었던 사람은 그렇지 않았던 이들에 비해 2010년 비만한 확률이 2.5배 더 높았다. 이같은 현상은 연령, 성별, 교육수준 등과 무관하게 나타났다.
누군가로부터 살을 빼라는 말을 듣거나, 몸매 지적을 들으면 자존감이 꺾이며 체중감량 의지도 줄어든다. 친척 입장에서는 '잘 되라고 하는 이야기'라고 하지만 당사자의 기분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
실제 영국 등에서는 몸매와 다이어트에 대해 대놓고 말하는 것을 '팻토킹'(fat talking)이라고 하는데, 보건교육 차원에서 초등학생 때부터 '팻토킹을 지양하는 교육'에 나선다.
다이어터도 친척들로부터 심한 말을 들었다면 그 자리에서 기분이 상했음을 알릴 필요가 있다. 혼자 상처받기보다 '뚱뚱한 제가 안됐다면 비만클리닉에 보내주실 건가요? 지방흡입이라도 해주세요' 등 짧고 굵게 감정을 표현해보자. 당장 '싹수가 노랗다'는 말을 들을 수는 있지만 이후 쉽게 몸매지적을 하지 않을 것이다.
◆잔소리만 하지 말고 '건강한 명절음식' 만들어요
명절의 아이러니한 풍경 한가지. 친척들은 '살 빼라'고 구박하면서도, 정작 설 음식을 먹지 않으면 '음식에 손을 대지 않는다'고 잔소리를 한다. 말로만 '건강을 생각해서 그래'라고 할 게 아니라 건강에 좋은 명절음식을 함께 만들어 먹어 걱정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자.

우선 기름에 굽거나 튀긴 전 보다는 담백한 찜·조림 요리를 메인으로 삼자. 나물류도 볶기보다 물에 데쳐 무친 것을 선택하는 게 좋다.

◆느슨해져도 괜찮아… 설 지나면 '망가진 생활리듬 회복부터'
간혹 다이어트를 잘 하다가 잔소리와 스트레스에 결국 폭식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럴 경우 연초부터 결심한 다이어트가 맥없이 무너졌다며 자책하기 마련인데, 짧은 기간의 폭식은 생활리듬을 회복함으로써 빠르게 되돌릴 수 있다. 무너지지 말고 다이어트를 지속하는 게 성공적인 다이어트 '롱런' 비결이다.
설 내내 수시로 음식을 섭취했다면 생체리듬을 바꾸는 게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설 내내 많이 먹었다고 굶지 말고, 정해진 시간에 하루 음식 섭취량을 전체적으로 줄여 조금씩 자주 먹는 식이요법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양은 줄이되 식사를 거르지 않고, 양질의 영양소를 보충하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