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안 되는 미세먼지, ‘공기청정기’ 틀더라도 환기는 필수

‘면역’ 안 되는 미세먼지, ‘공기청정기’ 틀더라도 환기는 필수

기사승인 2020-02-29 06:00:00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미세먼지로 인해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경우라도 환기는 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또 미세먼지는 오래 노출돼도 면역되는 것이기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노출량을 줄여야 한다.

농도가 나쁘면 실외 활동을 줄이고, 외출시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단, 숨이 차거나 머리가 아프면 바로 벗어야 한다. 심뇌혈관질환다면 평소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인플루엔자(독감) 등 위험요인을 관리해야 한다.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있다면 외출 시 증상 완화제를 휴대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러한 내용의 ‘근거중심의 미세먼지 건강수칙’을 28일 발표했다.

이번 건강수칙은 국내 의학전문가들이 과학적 근거를 검토해 마련했고, ‘대한의학회’가 각 전문의학회와 협업해 미세먼지의 건강 영향 전반을 다루었다.

특히, 미세먼지 건강 영향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기 위해 국내‧외에서 최근 10년간 발표된 문헌 약 1300여 건을 포괄적으로 검토했고, 국내 실정을 고려해 건강수칙을 마련했다. 검토한 근거 문헌은 일선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은 물론, 관심 있는 국민이 누구나 찾아보고 앞으로의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초록을 묶어 ‘근거보고서(총 11종)’ 형태로도 제공된다.

이 건강수칙은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영향과 대응방법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우려해소를 위한 것으로, ‘미세먼지 민감군’별 건강수칙 실천방법과 그 근거, 미세먼지 대응법 관련 자주하는 질문을 담았다. 특히, 미세먼지에 보다 취약한 ‘미세먼지 민감군별(임산부ㆍ영유아, 어린이, 노인, 심뇌혈관질환자, 호흡기ㆍ알레르기질환자)’ 맞춤형 수칙으로 마련했다.

기본 공통사항은 이렇다.

외출 전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해 활동 계획을 세우고, 미세먼지가 나쁠 때는 외출 시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단, 숨이 차거나 머리가 아프면 바로 벗어야 한다.

미세먼지가 나쁠 때는 실외 활동량을 줄이고, 외출 시 대로변, 공사장 주변 등 대기오염이 심한 곳은 피해야 한다.

임산부라면 임신성고혈압, 임신중독증 등이 있는 미세먼지 고위험군인지 확인해야 한다. 미세먼지가 나쁠 때는 실외 운동을 자제하고 실내에서 강도를 낮추어 운동해야 한다. 미세먼지가 나쁠 때는 아이와 외출을 줄이는 것이 좋다.

어린이들은 미세먼지 예보 관련 가정통신문을 확인하고, 미세먼지 노출 후 호흡 곤란, 가습 답답함, 눈이나 피부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학교 보건실로 바로 가야 한다.

미세먼지가 나쁠 때는 격렬한 운동을 피한다.

노인은 평소 혈압과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하고, 심뇌혈관질환이 있다면 평소 위험요인을 관리해야 한다. 여기에는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인플루엔자(독감) 등이 포함된다. 질환 증상이 악화되면 바로 진료를 받고, 금연하고 간접흡연을 피해야 한다.

만성질환이 있으면 잊지 말고 약을 먹고, 병‧의원 진료일정을 지켜야 한다.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있는 환자는 외출 시 증상 완화제를 휴대하고,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외출 시 보습제를 휴대하는 것이 좋다.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받는 것도 좋다.

건강수칙에는 국민들이 일부 오해하고 있는 내용도 포함했다.

1.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환기를 안 해도 된다? 미세먼지가 나쁜 날은 창문을 꼭 닫고 환기를 안 한다? =미세먼지가 나쁜 날이라고 창문을 꼭 닫고 있으면 안 된다. 환기를 전혀 하지 않으면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라돈과 같은 오염물질이 축적되어 실내 공기질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나쁘거나,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경우라도 이들 오염물질 농도를 낮추기 위해 짧게라도 환기가 필요하다.

2. 미세먼지가 일으키는 특정 질병이 있다? 미세먼지는 호흡기환자에게만 안 좋다? =미세먼지는 체내 활성산소를 공급하고 염증반응 등을 일으켜 전신에 걸쳐 많은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질환이 있다면 증상이 심해지거나 중증으로 진행할 수 있어 평소에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3. 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되면 면역이 된다? 미세먼지가 매우 나쁜 날만 주의하면 된다? =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돼도 면역이 되는 것은 아니며, 미세먼지 노출량을 줄일수록 건강에 좋다. 

미세먼지가 나쁜 날이나 차량 통행이 많은 시간대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운동이나 산책 시에는 대로변이나 공사장, 발전소 주변을 피해서 공원, 학교 운동장, 실내에서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미세먼지가 나쁠 때에는 활동 강도를 낮추고 노출 시간을 줄여 총 노출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4. 미세먼지 마스크를 쓰면 숨이 막히고 가슴이 아프지만 꾹 참고 쓴다? =마스크는 올바른 사용법으로 얼굴에 밀착해서 착용해야 효과가 있지만, 호흡이 불편해지고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호흡기환자나 심뇌혈관환자는 갑작스런 증상으로 위험해질 수 있어 의사와 상의해 착용하되,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벗고 무리해서 착용하지 않아야 한다.

5. 미세먼지가 매우 나쁜 날도 평소대로 운동을 한다? =운동은 건강유지에 매우 중요하지만, 운동할 때에는 자연적으로 공기 흡입량도 늘어나므로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 운동을 하면 미세먼지에 더 많이 노출된다.

즉,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는 실외에서 격렬한 운동을 자제하고, 실외보다는 실내로 장소를 바꾸고 평소보다 운동 강도를 낮추어 가볍게 운동하는 것이 좋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이번 건강수칙이 국민의 이해를 돕고 건강을 보호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기대한다”며 “본부는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 불안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둔 전문자료를 단계적으로 마련하고, 특히 2020년에는 질환별 영역을 확대해 미세먼지 대비 건강수칙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정해관 대한의학회 정책이사는 “대한의학회는 의학전문가 단체로서, 각 전문의학회와 함께 근거 기반의 신뢰할 수 있는 건강 정보를 마련하고 확산하는 것에 지속 동참하고 기여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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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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