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코로나바이러스-19(이하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커지자 다양한 면역력 관련 상식이 인터넷상에 공유되고 있다. 길거리에는 ‘면역력 강화’라는 홍보문구를 내세운 건강기능식품 판촉물이 흔히 보인다. 그러나 이들 정보는 신뢰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면역력은 인체의 바깥에서 침투한 세균과 바이러스에 저항하는 힘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NK세포가 면역력과 동일시되고 있지만, NK세포는 면역력의 여러 지표 가운데 한가지일 뿐, 그 자체가 면역력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최근 면역력 향상이 강조되고 있지만, 사실 면역력은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이 가장 건강한 상태다. 면역력이 너무 약하면 바이러스의 공격에 취약해져 감염병에 걸리기 쉽다. 반대로 면역력이 과도하게 강하면 알레르기질환, 류머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이 찾아온다.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지만 쉽지 않다. 오랜 기간 지속해온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스트레스 관리가 유일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김광준 신촌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에 따르면 인체의 면역력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고, 단기간에 변화시킬 수 없다. 즉, 수개월 동안 건강기능식품·보약 등을 섭취했거나 운동을 했다고 면역력이 강화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상에 떠도는 ‘살이 빠지면 면역력이 약해진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다이어트를 하면 안 된다’ 등의 소문도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일시적 체중변화나 식이조절은 면역력의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비만은 면역력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운동량과 식사량을 적절히 조절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단, 운동량과 식사량은 모든 사람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바람직한 기준’이 없다.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 만큼의 운동, 부담 없이 소화시킬 수 있을 만큼의 영양분 섭취가 최선이다.
아울러 면역력만큼이나 기초체력의 중요성도 강조된다. 면역력이 외부로부터의 공격을 방어하는 예방 기제라면, 기초체력은 이미 감염된 질병으로부터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힘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면역력이 아무리 건강한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해도, 기초체력이 부족하다면 사소한 질병이 큰 합병증으로 번질 수 있다. 그는 “기초체력 역시 면역력과 마찬가지로 하루아침에 개선할 수 없기 때문에, 평상시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거듭 강조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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