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 수준으로 격상, 지역사회 전파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불필요한 행사와 외출을 통한 밀접접촉을 자제토록 권장했다. 이러한 조치에 힘입어 하루 900명대로 치솟던 신규 확진자수는 빠르게 줄어 지난 10일 0시 기준 130명대로 줄었다.
그러나 위생관리가 미흡했던 밀집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 신규 확진자 수는 다시 200명대로 올라갔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의 집단발생과 함께 세종시 근무 중앙부처 근무 공무원들도 줄줄이 확진되며 ‘직장 내 감염’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감소했던) 3월 1, 2주에 과감한 조치로 확산세를 줄였어야 했는데 (방역이) 느슨해 환자가 발생했다”며 “대구 신천지교회에 대해서만 집중방역을 했던 게 불안요소였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감염된 직장인들이 출퇴근시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불특정 다수를 모니터링 하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마스크를 쓰면 감염 위험이 줄겠지만 마스크도 부족한 상황이다. 어렵겠지만 좁은 공간에서 접촉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윤을 내야하는 회사와 직장인에게 (접촉을 제한하는) 방식은 고통스러울 수 있다. 이탈리아처럼 ‘락다운’(격리) 조치를 내리지 못한다면 적어도 많은 사람이 몰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마스크 5부제처럼 출퇴근 시간을 나누는 등 사업장이 조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아이디어를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김 교수는 개인과 국가가 ‘각자도생’ 정신으로 코로나19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남의 나라 형편을 살필 겨를이 없다. 코로나19가 범상치 않은 바이러스라는 걸 알았고 입국제한을 하는 나라도 늘며 각자도생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올리고 피해최소화 전략으로 대응한다고 했는데, 과연 이행이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문제가 터지고 나서 대책을 세우지 말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상상력을 발휘하라”고 조언했다.
관련해 방역당국은 WHO의 팬데믹 선언에도 현 대응기조를 유지하되,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집중 관리 지침을 추가로 마련키로 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2일 브리핑에서 “근무환경이 감염에 취약한 사업장을 관리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면서 고위험 사업장을 분류하고 근무환경의 밀집도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오는 15일 0시를 기해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5개국에 대한 특별입국절차를 확대 적용키로 했다. 유럽 출발 후 14일 내 두바이와 모스크바 등을 경유해 입국하는 경우에도 입국단계에서 직항 입국자와 구분 후 특별입국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이탈리아와 이란을 ‘검역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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