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리그 개막 연기 소식은 누구보다 아쉽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미국 내에서 향후 8주간 50명 이상의 집회를 금지하는 권고를 내렸다.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개막은 5월이 돼야 가능한 상황이다.
김광현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앞서가던 선발 경쟁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다.
세인트루이스는 현재 5선발 자리를 두고 여러 선수들이 경쟁 중이다.
김광현은 시범 경기에서 8이닝 5피안타 11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최대 경쟁자인 카를로스 마르티네스가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5.54로 저조한 모습을 보여 김광현의 개막 선발 진입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개막이 연기되면서 앞선 호투가 무의미해졌다.
또 지난 2월 오른 팔꿈치 굴곡근 부상으로 시즌 초반 이탈이 불가피했던 마일스 마이콜라스가 선발진에 재합류할 가능성이 생겼다. 당초 김광현은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와 5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갑작스런 마이콜라스의 컨디션 난조로 인해 김광현에게 선발진 진입 기회가 커진 상황이었다.
마이콜라스의 예상 복귀일은 4월 중순이다. 2018시즌 18승, 2019시즌 184이닝 9승 14패 평균자책점 4.16으로 활약하는 등 건강하다면 세인트루이스 선발 한 자리는 보장받는 투수다. 김광현의 선발 경쟁이 더욱 험난해졌다.
좋았던 컨디션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광현은 일단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세인트루이스의 전지 훈련지인 미국 플로리다의 주피터에 남았다. 스프링캠프에서 더 머물겠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각팀의 단체 훈련을 금지했다. 세인트루이스는 남은 선수들에게 훈련장을 개방했지만, 대다수의 선수들이 스프링캠프를 떠나 제대로 된 훈련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광현은 “구단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정규 시즌 개막까지 롱 토스를 할 정도의 환경만 주어지면 좋겠다”고 현상황을 토로했다.
상대팀들이 김광현을 분석할 시간이 생겼다는 현지 언론들의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광현은 이전까지 2개의 구종만 던지는 투 피치 투수로 알려졌지만, 이번 시범경기 동안 커브와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선보였다. 김광현이 이번 시범경기에서 호투했던 이유 중 하나다.
미국 매체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김광현은 리그 중단을 반기지 못할 선수 중 한 명일 것이다. 김광현은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캠프를 시작했다. 사타구니 통증에도 8이닝 동안 11탈삼진을 기록했다”며 “김광현은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상대 팀들은 이제 김광현을 분석할 시간이 생겼다”며 고 아쉬워했다.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