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4.15 총선이 채 30일이 남지 않은 가운데 미래통합당의 공천 잡음이 소리를 키우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과 황교안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이 쉬이 잡히지 않는 분위기다.
정태옥 의원(대구 북구갑)은 18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곽대훈 의원(대구 달서갑)에 이어 대구·경북(TK) 지역 통합당 예비후보 중 3번째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정 의원은 “보수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던져 투쟁했다”면서 “컷오프(공천배제)는 당은 물론 대구경북민의 지역정서를 철저히 외면한 사천”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정 의원에 앞서 13일 통합당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곽 의원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이 아닌, 김형오가 챙기는 인사를 사천한 막장 공천이다. 막장 공천, 밀실 공천, 낙하산 공천으로 자존심까지 갈기갈기 찢어놓은 김형오 공관위는 지난 이한구 공관위보다 더 못한, 참 나쁜 결정을 했다”라고 공관위의 결정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공관위에 의해 고향인 경남 밀양·창녕·전 함안·의령 출마를 철회하고 경남 양산을 공천을 신청했다 지난 5일 컷오프 당한 홍 전 대표는 연일 공관위를 향한 질타를 쏟아냈다. 심지어 홍 전 대표는 17일 “협잡 공천의 불공정과 불의를 바로 잡아달라고 황교안 대표에게 요청했지만, 황 대표는 이를 거부했다”며 대구 수성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황 대표를 저격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들로 공천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이들과 마찬가지로 공천장을 받지 못한 백승주 의원(경북 구미갑)은 전날 성명서에서 이번 공천을 “‘사천(私薦)’을 넘어선 ‘패천(敗薦)’”이라고 규정하며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김석기 의원(경북 경주)도 재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남(PK)에서도 컷오프 된 이주영(5선)·김재경(4선) 의원과 거제에서 3선을 노리던 김한표 의원까지 거취를 고민하며 힘을 합쳐 반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경주시 예비후보인 함슬옹씨도 18일 공관위의 경선결과를 무효라고 주장하며 재경선을 요구하는가 하면, 공천결과에 반발해 일부 시·도 당협위원들의 집단탈당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다. 당장 황교안 총괄선대위원장은 17일 공천반대 움직임에 “당 전 구성원이 혁신 없이 승리는 없다는 각오를 했고, 저 자신도 공관위에 전권을 위임했다”며 “이런 자세로 과감한 혁신을 하다 보니 일부 마찰이 있었다. 승리를 위해 작은 홍역을 치르는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이번 총선은 나라의 명운이 걸린 중대한 선거다. 대승적 차원에서 판단을 잘 내리고 단결해 달라”면서 “혁신공천을 하다 보면 많은 분이 어려움을 당하고 힘들어한다. (하지만) 우리가 분열하고 나뉘면 결국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같이 싸워야 하는 문재인 정권에 도움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수용해줄 것을 당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 또한 18일 선대위 운영방향을 설명하며 “역대 선거를 보더라도 공천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하는 이들이 있었다”면서 “범중도보수가 분열되지 않도록 개인적으로는 억울해도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결정해주기를 바란다. 또 단일후보를 낼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고 말해 공천결과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란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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