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서유리 인턴 기자 = 세계 교통·비즈니스의 ‘허브’ 아랍에미리트(UAE)가 코로나19의 확산 여파에 강경한 조치를 잇달아 내렸다고 27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UAE 정부는 26~29일 나흘간 매일 오후 8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10시간동안 야간 통행 금지령을 발표했다. 두바이 정부는 앞서 24일 민간 회사에 대해 직원 80%가 재택 근무를 시행하도록 조치했으며 25일에는 연방 정부가 관공서와 민간 회사의 출근 비율을 30% 아래로 낮추라고 지시했다.
중동 지역 내 최대 규모의 교통·비즈니스 ‘허브’ UAE가 잠시 멈춰서는 셈이다.
중동에서 의료·검역 체계가 수준급인 UAE는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다른 중동 국가들과 비교해 관광·경유 등 외교 부분에서도 유연한 방역 정책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감염자가 급증하고 지난 21일 사망자까지 발생하자 화급히 ‘강력 조치’를 시행했다.
25일부터 2주간 모든 국제선 운항이 중단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용객 수를 자랑하던 두바이 국제공항(DXB)가 ‘완전 정지’ 됐다. 이마저도 시행 하루 전 급작스럽게 발표하는 바람에 급하게 비행편을 구하지 못한 여행객들이 UAE안에 발이 묶이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27일 기준 UAE 내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33명, 사망자는 2명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피해가 큰 다른 중동 국가들보다는 상황이 심각한 편은 아니지만 이러한 강제 조치를 결정한 배경은 10월 20일 예정된 ‘두바이 엑스포 2020’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UAE정부는 저유가와 부동산 경기 하락 등으로 인해 위축한 경기를 회복하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수 년간 이를 준비해왔다. 그러나 24일 도쿄 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자 두바이 엑스포 또한 연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26일 두바이 엑스포 조직위원회가 30일 참가국 대표단과 화상회의를 열어 1년 연기를 포함한 행사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조직위원회 측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자세히 주시하고 있다”라며 “정기적으로 개최 계획을 점검 중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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