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에 시큰둥한 이유는

저축은행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에 시큰둥한 이유는

기사승인 2020-04-02 08:33:36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저축은행에서 방카슈랑스 판매 등 부대업무 신설과 관련된 규제가 완화됐지만, 정작 업권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신규 인프라 구축비용 부담과 코로나19 리스크 증가 등 적극적인 신규 사업 진출 요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금융위원회는 당국 승인 없이 방카슈랑스 판매가 주요 골자인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전에는 저축은행이 부대업무를 취급하려면 개별 저축은행마다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야만 했지만 규정이 바뀌면서 특정 저축은행이 승인받은 부대업무는 다른 저축은행들도 별도 승인 없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에서는 무덤덤한 분위기다. 방카슈랑스를 판매하기 위한 신규 인프라 구축과 보험판매를 위한 직원 교육 등 소모되는 비용에 비해 실적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방카슈랑스 취급 허가는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됐지만, 현재까지 방카슈랑스를 취급하고 있는 저축은행은 OK저축은행을 비롯해 ▲DB저축은행 ▲아주저축은행 ▲금융지주 산하 저축은행 등 소수에 불과하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까지 방카슈랑스를 취급했지만, 판매실적이 저조해 결국 사업을 접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방카슈랑스 판매규모는 60~70억원 수준에 그쳤다”라며 “보험 가입을 원하는 고객들은 주로 1금융권 방카슈랑스를 이용하거나, 보험사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저축은행 방카슈랑스는 타 금융권 방카슈랑스보다 매력이 떨어진다”고 이야기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올해 금융권의 주요 목표가 ‘리스크 관리’로 집중되면서 더더욱 신사업 진출에 주저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지난해였다면 호실적에 힘입어 고객 편의성 제공 측면에서 방카슈랑스 판매를 고려했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올해 들어 코로나19 여파가 저축은행에게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각 업체들은 신규 사업보다 현황 유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규제완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이 저축은행에게 큰 실익이 없다 하더라도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 대한 규제완화 방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차후 논의될 저축은행 간 인수합병 허가 등 그간 업계가 원했던 규제 완화도 긍정적으로 검토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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