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쿠키] 서양화 이원경작가의 따뜻한 ‘동행’

[다정한 쿠키] 서양화 이원경작가의 따뜻한 ‘동행’

기사승인 2020-04-08 18:54:52
이원경 서양화 작가, 아무갤러리 대표.

[전주=쿠키뉴스] 홍재희 기자 = 한국미술협회 전주지부 ‘릴레이展’이 펼쳐지고 있는 아무갤러리. 이곳에서 이원경(63·여) 작가를 만났다. 그녀는 전주미술협회 서양화분과 회원이면서 아무갤러리 대표다. 그녀가 운영하고 있는 아무갤러리는 이름 그대로 ‘아무나’ 즉, 비전공자들에게도 개방된 곳이다.

이 대표는 갤러리를 무료로 대관하고 작품판매 수수료도 받지 않고 있다. 그녀는 “누구든지 예술과 함께하길 바라고,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공간을 꾸려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그녀는 지난 2015년부터 매년 12월이면 장학기금 마련을 위한 ‘콩나물’전을 추진해 오고 있다. ‘콩나물’전은 매년 4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어려운 이웃과 동행하고 있다.

‘콩나물’전에 참여한 작가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작품을 내놓고 판매된 금액의 50%를 장학금으로 기부한다. 지난해 12월까지 5차례의 전시가 진행됐고 22명 중·고등학생에게 740만 원의 장학금이 전달됐다.

이원경 서양화 작가, 아무갤러리 대표.

이 대표는 “갤러리를 무료 대관하고 작품이 한 점씩 팔리기 시작하자 작가들이 장학기금마련 전시회에 대해 제안했다”면서 “많은 작가들이 참여해 호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무갤러리에서는 지난 2012년 문을 연 이래로 100여 회의 무료대관 전시가 이뤄졌다. 그녀의 갤러리 운영과 작품 활동에는 이 대표 남편의 내조가 한 몫하고 있다.

고등학교까지 미술부 활동을 했던 이 대표는 미대진학을 원했지만 가정형편 등의 이유로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이 대표는 “미술대학은 못 갔지만 그림이 너무 좋아 혼자서 그림을 그리는 등 붓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아이들이 다 자라고 나자 남편은 미대진학을 권유했고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평생교육원을 다니게 됐다. 본격적으로 작품생활을 시작하자 이 대표의 남편은 직접 건물을 짓고 갤러리 공간을 선물했다.

늦게라도 그림을 시작하게 된 이 대표는 어려운 형편이지만 미대를 다니고 있는 미래의 작가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콩나물’전을 기획했다.

이 대표는 “콩나물전 취지는 그랬지만 알아보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미대를 다니지 않더라”며 “그래서 대상을 중·고등학생으로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을엔 이 공간에서 손녀인 최연우(7)양과 함께 기획전을 진행해보고 싶다”며 “지난달 갤러리에 제 작품을 걸었더니 남편이 이 공간이 어느 때보다 빛난다며 기뻐하는 모습에서 손녀와 기획전을 계획하게 됐다”면서 웃었다.

내조가 큰 것 같다는 말에 이 대표는 “상반기에는 남편이 우리가족을 책임졌다면, 하반기부터는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해 왔는데 진짜로 그렇게 됐다”면서 “남편이 30년간 근무한 회사를 퇴직한 후 갤러리와 카페를 열게 됐고 현재는 제가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진다는 말은 따뜻한 밥을 해주겠다는 말이었는데 갤러리를 운영하게 됐다”며 “맞춰서 함께 걸어가는 인생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주미협 릴레이전

한편, ‘릴레이展’은 전주미협이 지난달부터 각 미술분과 별로 추진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수채화분과 전시로 오는 30일까지 펼쳐진다.

obliviate@kukinews.com

홍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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