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쿠키뉴스 박진영 기자]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15일 시작됐다. 경기도 오산시의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후보와 미래통합당 최윤희 후보의 진검승부가 흥미진진하다. 일단 안 후보가 인지도 면에서 최 후보에 비해 단연 앞선다. 하지만 최근 안 후보에게 연거푸 악재가 터져 결과는 예측불허의 상태로 빠졌다.
지난 13일 최웅수 전 오산시의회 의장(민주당)이 오산시청 앞에서 안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임명재 전 오산시의회 의원(민주당)도 참석했다.
최 전 의장은 이날 "안민석 후보가 2008년 2월말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인 이모씨로부터 선거자금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측근 박모씨를 보내 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측은 "최웅수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로 즉각 선관위에 고발하고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사법당국에 고발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또 다른 악재가 안 후보를 덮쳤다. 유관진 전 오산시장이 삭발식과 더불어 "이제는 오산을 바꿀 때가 됐다"고 강조하고는 최윤희 미래통합당 후보 지지를 눈물로 호소했다.
유 전 시장은 "무능과 무지로 대한민국을 위기에 빠뜨린 현 정부와 16년간 독선과 아집으로 오산을 참담한 침체의 늪에 빠뜨린 안민석 후보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이러한 난국을 해결할 사람은 오직 최윤희 후보밖에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날 심상치 않은 악재가 안 의원의 발목을 또 잡았다. 바로 전날 있었던 오색시장 선거유세에서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검찰에 안 후보가 고발됐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이날(12일) 일명 '리틀 싸이'로 알려진 미성년자 연예인 황민우(14)군과 함께 오색시장과 오산천 등을 돌며 선거유세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황군이 더불어민주당의 기호 1번을 뜻하는 손동작(엄지척)에 '안민석 파이팅!'을 외치며 유권자들과 인증샷을 찍었다. 이 현장에 가수 남진도 함께 했다.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은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하면 부정 선거운동으로 간주해 같은 법 제255조에 의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 후보측은 "공직선거법에서 미성년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혼탁한 정치판에 미성년자를 정치적 의도로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충분히 알고 있을 4선 의원이 이를 위반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라며 "이와 같은 엄중한 공직선거법 조항을 명백히 위반한 안 후보는 즉시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 후보측은 "미성년자에게 선거운동을 시킨 사실이 없다"며 "미래통합당의 주장은 전형적인 의혹 부풀리기"라고 일축했다.
최윤희 후보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과 이국종 아주대학교 교수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뒤늦게 급부상했다. 이국종 교수는 최 후보를 '참 깨끗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이번 선거에서 최 후보는 코로나19 사태로 시민들과 친분을 쌓을 시간이 부족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반면 4선 의원인 안민석 후보는 현재 여당의 중진의원이며, 스타 정치인다운 순발력으로 지지층을 견고히 다져 인지도가 높다. 안 후보의 조직력과 지역장악력은 시간이 부족했던 최 후보에겐 거대한 철옹성이나 다름없다.
노련미를 갖춘 4성장군 출신 최 후보가 이 견고한 철옹성을 무너뜨릴 것인지 아니면 지난 16년간 오산을 지켜온 터줏대감 안 후보가 예상치 못한 악재를 딛고 또 다시 우뚝 설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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