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금융권의 코로나 실적 쇼크가 현실화됐다. 국내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지주의 경우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보다 13.7% 급감했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 쇼크로 2분기 실적도 암울하다는 점이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 지배지분 기준 당기순이익을 지난해 동기대비 13.7% 하락한 7295억원이라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4분기 발생한 희망퇴직비용 등 계절적 비용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순익이 전분기 대비 36.4%(1948억원) 증가했지만 지난해 동기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KB금융의 실적 하락은 코로나 사태로 캐피탈시장이 충격을 받은데 원인이 있다. 1분기 코스피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00대에서 1600대까지, 미국의 다우산업 지수 역시 3만대에서 1만8000대까지 반토막 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역시 올해 초 1159원에서 3월말 1224원까지 치솟아 캐피탈 시장의 불확실성을 드러냈다.
KB금융은 이에 따라 1분기 외화채권평가손실(450억), 원본보전신탁 손실(660억), 라임자산운용TRS 손실(400억), 장외파생상품 관련 거래상대방 신용위험조정(CVA) 손실(340억), ELS 자체헷지 운용 손실(480억) 등을 보면서 기타영업손익 -277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기타영업손익이 621억원 흑자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3394억원이나 순익이 감소한 셈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실적 쇼크는 여타 여타 금융지주도 피하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4일 실적을 발표하는 신한금융지주는 당기순이익이 10.53%, 27일 실적을 발표하는 우리금융지주는 당기순이익이 21.07%나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한금융과 같은날 실적을 발표하는 하나금융지주가 3%대 실적 하락으로 가장 선방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당초 KB금융의 에프엔가이드 순익 전망치가 4%대 감소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한·하나·우리의 순익도 전망치 이상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우려스러운 부분은 금융권의 실적 감소가 2분기 이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코로나 사태로 한국은행이 3월 인하한 기준금리 0.50%p 영향이 2분기 본격 반영되고, 실물경제 충격에 따른 경기침체로 채권 부실화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에 KB금융의 2분기 순익도 10.59%, 신한금융은 7.89%, 하나금융은 1.41%, 우리금융은 13.2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권은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보수적인 자산운용을 유지하면서 향후 변화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사태가 마무리될 때 까지 한동안 보수적 자산운용을 통해 캐피탈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면서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맞춰 투자대상을 다변화에 나설 것”이라며 “해외 진출 확대와 함께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비대면 채널 경쟁력 강화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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