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립하는 복제약, 불법 리베이트 야기 비용은 환자 전가”

“난립하는 복제약, 불법 리베이트 야기 비용은 환자 전가”

약사회, 공동생동 규제 철회 반대…식약처도 관련 협의체 구성

기사승인 2020-04-29 02:00:00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약사단체가 제네릭의약품 공동(위탁) 생물학적동등성시험(공동생동) 단계적 폐지 정책 시행이 무산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불법 리베이트와 위해의약품 발생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공동생동 규제를 추진하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식약처는 우선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제네릭의약품의 관리체계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공동생동은 제네릭약품의 효능을 검증받는 절차다. 공동생동에 참여하는 제약사 수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현재 많은 수탁업체가 위탁사에게 제네릭을 공급하며 수익을 얻고 있다. 하나의 제네릭의약품이 수십개의 다른 제품명으로 재허가되고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식약처는 공동생동에 참여하는 회사를 제한하는 내용의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개정안을 예고했다. 개정안은 고시 시행 1년 후 원 제조사 1개에 위탁제조사 3개까지만 허가받을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하고, 고시 시행 4년 뒤 1건의 생동성시험으로 1개의 제네릭만 허가받을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는 지난 10일 회의를 열고 해당 개정안 철회를 권고했다. 제약업체의 시장진입을 제한하는 것은 의약품 품질과 안전에 대한 직접적인 개선효과가 낮고, 연구개발 증진 효과도 미미해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관련해 대한약사회는 28일 입장문을 내고 규개위의 결정과 이를 수용한 식약처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비판했다. 약사회는 “약국에 대체조제가 가능한 약이 서너개씩 있어도 국민들은 약을 찾아 헤매는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고, 과당경쟁에 따른 불법 리베이트 비용은 국민에게 전가된다”며 “넘쳐나는 의약품 재고와 위해의약품 회수에 높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으며 건강보험 재정에서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허가 품목 대부분에 대해 고가의 약가를 보장해주는 약가제도로 인해 제네릭 품목수는 과연 어디까지 증가할지 한계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참담한 현실은 식약처가 철도를 닦고 규제개혁위원회가 고속열차를 놓아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약사회는 발사르탄, 라니티딘 등에서 검출된 NDMA 불순물 사태를 언급하며 “의약품 품질 관리 강화의 필요성을 일깨웠고, 제네릭 난립 개선을 통한 의약품 관리 효율성 개선 필요성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러함에도 의약품 난립을 막아야 한다는 정책 방향을 수행해야할 정부가 서로 폭탄 돌리기를 하는 형국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품질 및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 제네릭의약품 마저 도매금으로 전락시키는 비정상적인 제네릭의약품 허가제도를 전면 재편할 것을 요구한다. 또 제네릭 의약품의 각기 다른 제품명(브랜드명) 사용을 금지하고 동일한 성분명(언브랜디드 제네릭)으로만 허가하는 정책으로의 즉각적인 전환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규개위는 제약산업뿐만 아니라 일선 현장에서의 문제점을 보다 엄중하고 뼈아프게 인식하고, 단편적으로 규제를 심사하는 것을 넘어 제약산업 및 보건의료 건강성 회복이라는 방향성 속에서 정책을 심의‧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공동생동 규제의 필요성에 동의하지만 규개위의 권고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많은 제네릭의약품이 위‧수탁 등을 통해 생산 유통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허가‧심사‧사후관리체계로는 고품질의 제네릭의약품 시장공급, 의약사‧소비자에게 명확한 정보제공, 품목 허가‧관리 합리적 효율성을 지속 제고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그러나 공동생동에 참여하는 회사를 제한하는 ‘3+1’ 규제가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우선 제약업계, 학계, 의사, 약사, 환자, 소비자 단체들로 구성된 제네릭의약품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약 2개월간 운영하고, 제네릭의약품 품질강화 계획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민관협의체 운영 등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여 실효성 있는 제네릭의약품 관리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관협의체는 향후 ▲제네릭의약품 품질강화 중장기 종합계획 ▲표시기재 개선 사항 ▲동일 제조소 제네릭의약품 ‘묶음형’ 관리 방안 ▲동등성 자료요건 등 허가심사 규정 개선사항 ▲GMP 등 품질개선 방안 ▲제네릭의약품에 대한 사용자·소비자 인식제고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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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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