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짧으면 4일, 길면 6일까지 이어지는 연휴의 시간. 그동안 못 봤던 영화를 몰아보기 더 없이 좋은 때다. 아직 극장에 가긴 찜찜하다면, VOD 서비스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극장 매출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상반기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연기한 암울한 상황에서도 보석처럼 빛나는 영화는 존재한다.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당신이 극장에서 봤을지 모를, 시기를 잘못 만난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 ‘인비저블맨’ / 2월26일 개봉
결말까지 시선을 뗄 수 없는 공포 스릴러 영화를 찾는다면 영화 ‘인비저블맨’(감독 리 워넬)을 권한다. 대저택에서 함께 잠든 애드리안(올리버 잭슨 코헨)을 피해 몰래 탈출하는 세실리아(엘리자베스 모스)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겟 아웃’, ‘파라노말 액티비티’ 등으로 유명한 공포영화 명가 블룸하우스의 신작이다. 고전적인 투명인간 소재를 최근 이슈로 떠오른 데이트폭력 사건과 엮어 신선한 공포감을 자아낸다. 개봉 후 한 달 가까이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으나, 누적관객수 57만4177명(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을 모으는 데 그쳤다.
■ ‘다크 워터스’ / 3월11일 개봉
묵직한 실화 바탕 웰메이드 드라마를 즐기고 싶다면 영화 ‘다크 워터스’(감독 토드 헤인즈)를 고려해볼 만하다. 젖소 190마리의 떼죽음에서 시작된 한 농부의 의심이 대형 로펌 변호사 롭 빌럿(마크 러팔로)의 폭로로 이어지는 과정을 빠른 템포로 그린 영화다. 주인공을 영웅처럼 그리거나 감정에 호소하는 영화는 아니다. 냉정한 시선을 잃지 않고 폭로 이후의 이야기를 끈질기게 그려내는 영화의 집념이 몇 마디 말보다 더 많은 걸 담고 있다. 재개봉작을 제외한 3월 개봉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영화지만, 누적관객수 12만7886에 불과하다.
■ ‘찬실이는 복도 많지’ / 3월5일 개봉
유쾌하고 톡톡 튀는 한국 독립영화를 보고 싶다면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감독 김초희)를 추천한다. 되는 일 하나 없는 영화 프로듀서 이찬실(강말금)의 일상을 오히려 복 많고 희망적인 시선으로 지켜보는 영화다. 보편적인 극적인 구조 대신 이 영화만의 기승전결을 읽어내는 재미와 의외의 웃음 포인트들이 매력적이다. 첫 장편 주인공으로 데뷔한 배우 강말금의 연기는 주목할 만하다. 최근 JTBC ‘부부의 세계’에서 나른한 눈빛으로 불륜을 거듭하는 배우 김영민의 색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개봉관에도 2만4748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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