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쿠키뉴스] 홍재희 기자 = 전북 완주군 모악산 자락에 유휴열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유휴열(70) 작가는 미술이 혼자만의 놀이가 아닌 공익성을 갖길 바라는 마음이다. 현재 유휴열미술관에서는 유 작가의 최근 작품이 전시돼 있고, 오는 7월까지 그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지난달 21일 문을 연 미술관은 입구에서부터 유 작가의 손길이 닿은 공간임이 느껴졌다. 입구에 민속놀이 성곽 밟기를 연상한 설치작품 ‘돌담미학’과 그 위에서 춤을 추는 조형물 ‘생·놀이/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어 연결되는 바람길을 지나면 잘 가꿔진 마당과 가족시리즈, 돌 등 조형물이 어우러져 있다. 조형물 ‘가족Ⅱ’에 대해 그는 “조형물은 단색에다가 재료역시 시간이 지나면 색이 변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면서 “이를 고민하다보니 스테인드글라스로 표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형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서양화, 한국화, 조소, 수채화 등은 장르가 아닌 표현을 위한 방식일 뿐이다. 유 작가는 “먼저 주제를 선정해 놓고 어떠한 재료를 활용해야 주제를 잘 표현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며 “조형의 흐름은 하나의 호흡이며 작가의 역할인 창작이란 남들과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작가는 “지금껏 그림만 그리고 살아 복 받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혼자 좋아 시작해 혼자 끝내버리면 의미가 없다”면서 “수장고에 그림이 쌓여가니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어 이곳을 미술관으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지난 1987년 유휴열미술관이 들어선 이곳에 자리 잡고 지난 2000년 ‘미술관 모악재’를 처음 개관했고 이번 재개관하면서 명칭을 변경했다.
유휴열미술관이 다시 문을 열면서 유휴열 작가가 지역 청년작가 활성화를 위해 지난 1990년에 만들었던 ‘전북청년미술상’을 복원한다.
10년 동안이나 이어져왔던 ‘전북청년미술상’은 임택준(서양화), 강용면(조각), 이반(설치미술), 유경상(도예), 고 지용출(판화), 이철규(한국화), 홍선기(서양화), 차유림(서양화), 고보연(설치미술), 이정웅(서양화) 등 10회에 걸쳐 수상자를 냈었다.
이번 ‘전북청년미술상’ 복원은 전북 미술계 원로 작가와 중견 작가들이 뜻을 하나로 모아 전북미술을 이끌 청년작가들을 발굴할 계획이다.
유 작가는 “지역 청년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문화예술 융성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사단법인 모악재를 만들었다”며 “도내 문화예술인과 도민들의 만남의 장을 마련해 지역의 문화예술에 작은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어 “5천점에서 1만점의 작품이 수장고에 있다”며 “단조로운 전시가 아닌 수장고에 작품들을 돌아가면서 보여주게 된다면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과 감성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유휴열미술관은 역대 ‘전북청년미술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obliviat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