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A은행 노조가 PS(이익 공유)제도 관련 갈등 끝에 단체협약 위반 혐의로 행장과 사측 임원들을 고발할 예정이다.
8일 금융노조 A은행 지부는 사측을 PS제도 관련 단체협약 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S제도는 직원들이 경영목표를 일정 이상 달성할 경우 성과급 등의 방법으로 회사 이익의 일부를 공유하는 제도다.
노사의 충돌은 PS제도에 따른 2019년 성과급 지급을 두고 발생했다. 사측이 지난달 '2019년 목표를 미달했다'는 이유로 노사합의 없이 15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 화근이 됐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목표 미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목표 미달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일회성 요인’을 놓고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권 전체적으로 수익이 높아서 임원들과 주주들은 최고 수준의 보상을 받았지만, 직원들만 정당한 성과를 보상받지 못했다”며 “사측은 지난달 노사 협의 중 일회적 요인을 반영해 목표 미달이라는 기습통보와 함께 자의적인 금액을 일괄적으로 지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일회적으로 발생한 명동 사옥 매각 이익과 베트남 투자에 따른 파생 이익을 임원들의 성과급 산정 때는 반영하고, 직원들 성과를 평가할 때는 제외했다”면서 “일회적 이익을 성과 평가 때 제외했다면 일회적 손실도 제외해야 하는데 사측은 일회적 손실은 그대로 반영해 직원들에게 목표 미달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라고 지적했다.
사측은 임원과 직원의 성과급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또한 목표 미달에도 일부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주장했다.
사측 관계자는 “임원들은 개별 계약 조건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지만 직원들은 내부절차에 따라 지급하는 것인 만큼 임원과 직원의 성과급 지급은 기준이 다르다”며 “목표 미달에도 일부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반박했다.
PS문제를 놓고 갈등을 보이던 노조는 결국 사측을 단체협약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PS지급에 대한 내용이 단체협약에 담겨있는 만큼 사측이 단체협약을 위반했다고 본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PS와 관련해 앞서 노사가 합의한 내용이 있다”며 “이번 성과급 지급 과정에서 사측이 이를 위반한 만큼 단체협약 위반으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은행 노사가 성과급 지급 문제를 놓고 갈등을 보이면서 2019년 임단협 타결도 불투명해졌다. 현재 시중은행 가운데 지난해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한 곳은 A은행이 유일하다. 외국계 은행까지 포함할 경우 씨티은행이 추가된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파업 등 쟁의행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A은행 노사는 임단협 문제로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을 받고 있다. 이번 PS 문제로 중노위의 조정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다만 최근 코로나 19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7일 2차 조정을 받았다”며 “중노위의 조정이 불발될 경우 쟁의행위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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