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 기업부담 1/4로 낮추는 등 유럽과 다른 행보
K-방역 홍보 위해 코로나19 특별세션 마련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최대 규모 보건산업 전문 국제컨벤션인 ‘바이오코리아2020’이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K-방역’ 열풍으로 국내 보건산업이 각광을 받자 그동안 바이오코리아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던 유럽 등의 국가들도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참가비 경감, 화상 채용박람회 개최 등의 파격적인 시도를 통해 세계 최초의 ‘온라인 개최’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은 14일 서울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바이오코리아2020’ 온라인 개최 배경 및 과정, 계획 등을 공개했다. 올해 15회를 맞은 이번 행사는 5월 18일부터 23일까지 6일간 진행된다. 과거 오프라인 행사는 4일만 진행했지만,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다는 ‘온라인’의 특성과 참여 국가의 시차 등을 고려해 행사 기간을 6일로 연장하고 24시간 운영체제로 전환했다. 또 국내 최초로 3D 애니메이션 등을 이용한 가상 전시관, 코로나19 특별세션, 화상 컨퍼런스 및 비즈니스 미팅 플랫폼, 비대면 채용박람회 등도 마련했다.
권덕철 원장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국내, 국외 할 것 없이 행사 참여가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IT(정보기술) 강국인 우리나라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개최를 할 수 있었다”며 “지난 14년간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던 바이오코리아의 개최 소식에, 스페인 등 그간 참여하지 않았던 국가들이 참석 요청을 많이 했다. 현재 30여개국, 500여개 기업의 참여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참여 의사를 밝히거나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는 30여개국이다. 이 중에는 그동안 ‘바이오코리아’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던 이탈리아, 헝가리, 폴란드 등 유럽 등도 포함됐다. 진흥원 엄보영 산업진흥본부장은 “코로나19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게 느껴진다. 그동안 참여하지 않던 유럽 쪽 국가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고, 일본의 참여자 수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 취소 예상했지만 ‘전화위복’…4000명 동시접속 무리 없어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바이오코리아 행사도 취소 위기에 놓였었다. 그러나 진흥원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및 또 따른 감염병 팬데믹에 대비하고자 ‘온라인 전환’을 고안했다. 촉박한 상황 속에서도 관련 IT 기업들과 연계해 작업에 착수했고, 약 한 달 만에 시스템을 구축했다. 동시접속자가 4000명에 달해도 접속오류 등의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오프라인 개최 대비 20%가량 비용이 더 들었지만 그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진흥원측 설명이다.
엄보영 본부장은 “코로나19 때문에 모두 취소하고 하반기로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하반기 개최도 불확실한 상황이었고, 그때 권덕철 원장이 혁신적인 온라인 개최를 제안했다”며 “3월 중순부터 작업에 들어가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 낯설어하던 기업들도 추가 비용을 지불할 테니 더 제작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회상했다.
그는 “현재 기업 참여비는 기존의 1/4 수준이다. 온라인 진행이라는 점과 기업의 경영난 등을 고려했다”며 “바이아코리아가 국제행사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도 관련 행사가 있는데, 유럽에서는 규모를 줄인 행사에서도 똑같은 비용을 받았다. 하지만 각국이 비용을 내고 비즈니스를 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저렴하게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전시 내용을 모두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행사가 끝나면 각 기업들에게 자료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기업들은 이 자료로 자신들의 제품을 재홍보할 수 있다”며 “사실 이번 행사 준비에 들어간 비용이 오프라인 행사에 비해 20%가량 추가로 들었지만,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엄 본부장은 “내년 행사는 오프라인 개최로 준비를 하겠으나, 코로나 상황이 이어진다면 온라인 행사가 불가피하다. 특히 올해 하반기, 내년 1월 개최 예정인 호주, 미국 등에서 행사를 열지 못하면 우리는 이번 경험을 토대로 더 나은 환경의 온라인 행사를 열면 된다”고 자부했다.
권 원장은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온‧오프라인으로 행사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이다. 권 원장은 “오프라인 행사는 오프라인 행사의 장점이 있다. 협상도 탄력적으로 할 수 있고 질문을 하면 바로 피드백을 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그런 것들을 할 수 없다. 하반기에는 다른 일정들이 잡혀있고, 장소 임대도 어렵다”며 “그래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강점들을 살려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온라인도 나름의 한계가 있겠지만, 이번에 지적되는 사항들을 보완해 내년 행사에 반영하겠다”라고 밝혔다.
◇ VR로 기업‧제품 홍보…150여명 고용창출까지
바이오코리아2020 온라인 프로그램은 가상전시관, 컨퍼런스, 비즈니스 포럼 등으로 구성된다.
‘경복궁 근정전’의 형태로 꾸며진 가상전시관에는 VR(가상현실)을 활용해 생동감 있게 제작된 파빌리온(pavilion) 1~5관이 마련됐다. 360도 VR로 실제 전시공간처럼 구현했고, 3D스캐닝, 애니메이션 등의 기술을 통해 제품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했다.
▲1관은 ‘COVID19 특별관’과 ‘혁신형 제약기업 홍보관’이, ▲2관은 ‘보건의료 창업기업 소개’와 ‘의사창업자(doctor prenuer, 병원기반 창업기업 소개)’, ▲3관은 ‘개방형실험실 소개’, ‘해외기업 홍보관’, ‘연구중심병원 홍보관’, ‘보건의료 비즈니스 컨설팅’, ▲4관은 ‘바이오클러스터 홍보’, ‘서울바이오허브 소개’, ▲5관은 ‘보건의료기술이전전담기관 홍보’, ‘보건신기술인증 홍보관’ 등으로 구성됐다.
e-컨퍼런스에는 코로나19 특별세션 등 총 24개 세션이 준비됐으며, 90여명의 연사가 참가한다. 코로나19 특별세션은 국제백신연구소(IVI) 제롬 김 사무총장이 기조연설로 나서고, 이어 진단키트 개발현황 및 수출사례, 치료제 개발동향, 백신개발 및 협력사례 등에 대한 화상발표가 진행된다.
아울러 알츠하이머, 항체, 백신, 재생의료, 미래기술, 환자건강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세션도 마련됐다. 비즈니스 포럼은 화상미팅 플랫폼을 연동해 운영한다. 참가 기업-기관은 온라인 파트너링 시스템을 이용한 사전 스케줄링 및 화상미팅을 통해 비즈니스 및 연구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
인베스트페어(Invest Fair)도 운영한다. 이는 보건의료 8개 분야 24개 기업이 온라인 기업설명회(IR)을 진행하는 것으로, 코로나19, 줄기세포,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 헬스케어, 퇴행성 뇌질환/희귀질환, 신약 개발, 인공지능 등과 관련한 기업 대표들이 참여한다.
이 기간에는 잡페어(Job Fair)도 운영해 온라인 기업채용설명회 및 특강도 진행한다. 잡페어에서는 보건의료분야 기업 온라인 채용설명회, 창업아카데미, CEO 인생특강, 취업토크 콘서트 등 취‧창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여기에는 ▲GC녹십자 ▲동아제약 ▲SK케미칼 ▲오스템임플란트 ▲티움바이오 등 30여개 기업이 참여하고, 채용설명 및 온라인 구직가 접수를 통해 약 150여명의 채용도 예정됐다.
엄 본부장은 “연장선상으로 오는 9월에는 보건산업 전체 분야에 대한 잡페어를 준비하고 있다. 이 역시 오프라인 개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으나,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온라인으로 면접 등을 진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