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 실적, 바닥 찍었나…정제마진 ‘플러스’ 전환

정유업 실적, 바닥 찍었나…정제마진 ‘플러스’ 전환

정유업계, 2분기도 고전 면치 못할 듯

기사승인 2020-06-25 04:10:00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정유사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지표인 정제마진이 14주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지난해부터 마이너스대를 유지하던 수익지표가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정유사의 하반기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진 모양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6월 셋째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0.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셋째주 -1.9달러로 마이너스 전환한 뒤 14주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다. 실물 수요 개선과 수요 증가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등의 수요가 회복된 결과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인 휘발유·경유·나프타 등의 가격에서 원유의 가격과 운임·정제 비용 등 원료비를 제외한 값이다. 이 지표가 높아질수록 정유사의 수익도 높아진다.

정제마진이 소폭 개선됐지만 2분기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다. 2분기 역시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에 못 미치는 상황으로, 현재 정유사들은 석유제품을 생산하면 할수록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2분기 예고된 재고평가손실도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한다.

정유사들은 통상적으로 원유를 2∼3개월 전에 사고 실제 판매는 그 이후 진행한다. 원유를 산 시점보다 판매하는 기간에 원유 가치가 추락한다면 재고평가손실을 피할 수 없다. 올해 1분기에만 국제유가는 60% 이상 하락했다. 이 때문에 2분기에도 정유4사는 재고평가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1분기 업계는 급락한 국제유가의 여파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을 기록했다.

1위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1조1630억원, 영업손실 1조7752억원, 순손실 1조55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2.6% 감소했다. 영업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전환했다. 이는 창사 58년만에 최악의 실적이다. 업계 2위인 GS칼텍스 역시 1분기 1조3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GS칼텍스 창사 이래 최대규모의 적자다.

에쓰오일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1분기 매출액 5조1984억원, 영업손실 1조73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만 8806억원이다. 업계 막내 현대오일뱅크도 영업손실 5632억원, 순손실 4622억원을 기록했다.

4개사의 1분기 영업적자는 총 4조3775억원이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연간 영업익이 3조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1분기만에 지난해 모두 번 돈에 1조원 이상의 추가손실을 본 상태다.

시장분석기관 에프엔가이드는 2분기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이 각각 3689억원과 4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하반기(7~12월)부터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세계 석유 수요 감소는 2분기를 바닥으로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며 “각국 정부가 코로나로 인한 경제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대규모 경기 부양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점진적 석유 수급 안정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정유업의 경우 하반기 유가와 정제마진 회복 등이 이어지며 V자형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며 “특히 내년부터 대형 정유설비 증설이 거의 없고, 코로나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글로벌 업황이 평균적인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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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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