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하나은행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1년 반만에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투자손실을 불러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 선호도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키뉴스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은행 브랜드 선호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결과. 하나은행을 선호 은행으로 선택한 이들은 2.8%로 조사됐다.
앞서 2018년 12월 29일~31일 실시한 은행 브랜드 선호도 조사(조원씨앤아이,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는 하나은행은 8.2%를 기록했다. 1년 반만에 소비자 선호도가 5.4%p 하락한 상황이다.
1년 반 동안 하나은행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하락을 불러올 만한 사건을 찾아보면 첫 손가락으로 DLF 사태를 꼽을 수 있다.
뉴스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 25일까지 주요 신문사와 방송사를 통해 보도된 DLF관련 뉴스는 6336건에 달한다. 매달 352건, 매일 12건의 DLF 관련 보도가 나온 셈이다.
이 기간 동안 나온 보도는 하나은행의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내용들이다. 고객의 투자자성향을 임의로 조작하고, 상품에 대한 설명을 왜곡하거나 무리한 펀드판매 지시, 상품에 대한 충분한 사전심의가 없었다는 내용들이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특히 하나은행은 DLF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 하락폭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은 DLF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검사에 불응했다는 논란을 낳은 바 있다. 결국 이로 인해 하나은행은 DLF 불완전판매 자체점검 사실을 은폐한 혐의로 당국의 제재까지 받았다.
여기에 DLF사태에 뒤이어 최근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투자 손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하나은행의 소비자 선호도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국민은행은 내부 검토를 거쳐 DLF 상품이 위험하다는 판단에 따라 상품 판매를 걸러냈고, 이러한 점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면서 선호도가 같은 기간 18.9%에서 23%로 4.1%p 상승했다.
한편 하나은행과 함께 DLF사태의 또 다른 한 축인 우리은행 역시 소비자 선호도가 같은 기간 하락했다. 다만 우리은행의 경우 하락폭이 오차범위에 있어 선호도 하락을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은행권 관계자는 “DLF사태를 시작으로 사모펀드 관련 고객 피해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고객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DLF사태 이후 은행들의 소비자보호 노력이 한 층 강화됐다”고 말했다.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