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와 ‘거리두기’하라지만 금연치료 어려워져

담배와 ‘거리두기’하라지만 금연치료 어려워져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흡연자’ 포함…금연치료 할 곳 줄어

기사승인 2020-07-02 05:00:00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흡연이 코로나19 감염 가능성과 환자의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연을 시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부도 ‘담배와의 거리두기’를 권고하고 나섰지만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일부 보건소와 의료기관 내 금연치료 상담업무가 중단되면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흡연을 하면 담배와 손가락에 입이 닿게 되므로 바이러스가 흡연자의 입과 호흡기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흡연으로 흡입하는 독성물질은 심혈관, 폐, 면역 기능을 손상시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높인다.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이 코로나19가 인체에 침투하기 위해 필요한 ACE2 수용체를 증가시켜, 코로나19에 더 쉽게 감염될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다.

또 흡연은 심혈관 질환, 암, 호흡기 질환, 당뇨병과 같은 질병을 야기하고, 이러한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사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흡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코로나19로 인한 병세가 악화될 위험이 14.3배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금연상담전화, 모바일(휴대전화) 금연지원서비스, 니코틴보조제와 같이 검증된 방법을 통해 즉각 금연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우리나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의 위험 요인으로 흡연을 포함시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금연지원서비스를 제공하던 일부 보건소와 의료기관이 코로나19로 인해 서비스 운영을 일시 중단하면서 금연치료에도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 중  약물 처방이 가능한 금연치료 보건소는 지난해 12월 100곳에서 올해 1월 98곳, 2월 99곳, 3월 97곳, 4월 96곳, 5월 81곳, 6월 54곳(12일 기준)으로 줄었다. 최근 3개월간 금연치료를 시행한 이력이 있는 의료기관은 1월 8384곳에서 2월 8515곳, 3월 8506곳, 4월 8456곳, 5월 8347, 6월 8285곳, 7월 1일 기준 8251곳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일부 흡연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독하게 마음먹고 보건소의 도움을 받으려고 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금연클리닉 운영을 안 한다고 하더라”라면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성규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센터장은 “정부가 코로나19 상황에서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고 금연교육 관련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지만 우선 금연지원서비스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부터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이번 기회에 금연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은 늘고 있지만 보건소에 전화하면 오지 말라고 하는 곳도 있고 일반인의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곳도 있다”면서 “의료기관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병원을 찾는 분들이 많이 줄었다. 또 금연 치료만 위해 병원을 가는 분도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서비스 진입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을 보여준다”며 “금연치료 활성화를 위해 현재 상담이 가능한 기관이 어디인지 조사해 공개해야 한다. 비대면 상담에 대한 홍보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금연치료의료기관 관계자는 “현장에서 보면, 금연치료를 위해 의료기관을 찾는 흡연자는 줄고 있지만 치료프로그램 이수율, 즉 금연성공률은 높아졌다. 금연의지가 높아졌다는 것은 고무적인 결과”라면서 “이번 기회에 금연지원 서비스 참여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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