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센터장 채종희)가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사업’ 첫 환자 등록을 마쳤다.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사업은 희귀질환자의 임상 및 유전자 데이터를 수집해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를 위한 연구를 시작하는 국가사업이다.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 의료계, 학계, 산업계, 환자가 함께한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희귀질환자의 모집이다. 조건에 맞는 희귀질환 환자 데이터가 많이 모일수록 향후 원인규명과 치료제 개발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는 전국 16개 희귀질환 협력기관의 중앙지원센터로서 환자 모집을 총괄한다. 조건에 부합하는 환자를 꼼꼼하게 선별해 사업의 기초를 다진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지난 6월 30일 첫 환자 등록이 이뤄졌다. 김 군(4)은 2017년 근육 이상으로 서울대병원에 내원했다. 걷기나 계단 오르기에 어려움을 보였고, 임상 소견이 듀센형 근육병(DMD)과 일치했다. 다만, 기존 제도권 내 유전자 검사에서는 듀센형 근육병을 발생시키는 돌연변이 위치를 찾을 수 없었다. 이처럼 김 군(4)은 ‘유전자 이상 및 유전자 관련 배경이 강력히 의심되는 희귀질환으로 판단되고, 기존 제도권 내에서 진단을 위한 1, 2 차 유전자 검사를 시행했으나 음성으로 확인된 경우’로 희귀질환자 모집조건에 부합했다.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할 경우, 유전자 전체를 검사하는 전장유전체분석(WGS)을 거쳐 진단참고용 보고서를 발급받는다. 질병 원인 규명의 기회가 추가로 제공돼 추후 진료에도 도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군의 어머니 이 씨(36)는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면 관련 임상시험 등의 참여를 기대해 볼 수 있고, 추후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이번 사업 참여를 결심했다”며 “연구가 잘 이뤄져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우리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픈 아이들도 병을 치료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채종희 센터장은 “희귀질환은 진단도 어렵고 치료가 성공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국가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4차 산업 관련한 의료 빅데이터 및 정밀 의료의 가치가 가장 잘 실현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각 희귀질환별 환자 수는 적지만 전체 환자 수는 총 인구의 5~10%에 이를 것으로 보는데, 흩어져 있는 소중한 임상 및 유전 정보를 빅데이터로 구축하면 새로운 원인 유전자를 찾아내는 등 치료 단서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시범사업의 결실을 희귀질환자 및 그 가족들과 함께 나눌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희귀질환자 참여 문의는 16개 희귀질환 협력기관(서울대학교병원, 인하대학교병원, 아주대학교병원, 충남대학교병원, 충북대학교병원, 칠곡경북대병원,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양산부산대병원,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전북대학교병원, 제주한라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나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무국을 통해 이뤄진다.
다만 모든 희귀질환자가 등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참여 가능한 희귀질환자는 ‘유전자 이상 및 유전자 관련 배경이 강력히 의심되는 희귀질환자’로 희귀질환 협력기관에 내원해 진료받은 후, 전문 의료진이 가능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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