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31일 오전 5시 5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리는 ‘2020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류현진은 앞서 개막전이자 토론토 데뷔전에서 4⅔이닝 동안 홈런 1개와 안타 4개를 맞고 3실점 했다. 볼넷도 3개를 허용하는 등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팀이 6대 3으로 앞선 상황에서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승리 투수도 되지 못했다.
이번 상대인 워싱턴은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이다. 하지만 류현진으로선 좋은 기억이 더 많은 팀이다. 경기를 시청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관전 포인트 몇 가지를 정리했다.
#1. 워싱턴 킬러
류현진은 ‘워싱턴 킬러’다. 통산 5경기 선발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1.35로 맹활약했다. 워싱턴 타선의 면면은 류현진에게 익숙하다. 29일 경기에서 연장 10회 싹쓸이 3루타를 때린 아스드루발 카브레라를 비롯한 9명의 타자와 상대한 적이 있다. 여기에 앤서니 랜돈, 라이언 짐머맨 등 류현진의 ‘천적’들은 팀을 떠나거나 시즌 불참을 선언한 상황이다. 5경기 중 2경기를 지난 시즌에 치렀기에, 이번에도 호투를 기대해봄직 하다.
#2. 홈경기 아닌 홈경기
공식적으로는 토론토의 홈경기지만, 경기가 치러지는 실제 장소는 워싱턴 내셔널스의 홈경기장이다. 토론토 구단은 캐나다 정부의 불허로 홈경기장인 토론토 로저스센터를 올 시즌 사용할 수 없다. 대신 8월 12일이부터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의 홈이 있는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샬렌필드를 홈경기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문제는 류현진이 내셔널스파크에서 그리 좋지 못했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워싱턴 원정에서 2경기 평균자책점 0.79를 기록했지만 경기 내용은 아쉬웠다. 2017년 9월 18일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7월 27일 경기에서는 6 2/3이닝 8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1대 0으로 앞서고 있던 7회말 상대의 연속 번트 시도에 흔들렸고, 1사 만루에서 애덤 이튼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좌익수의 호수비, 8회초 3점을 낸 타선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승리를 챙기지 못할 뻔 했다.
#3. 결국은 제구다
지난 경기에서 류현진은 평소보다 제구가 좋지 못했다. 97구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54개, 볼은 43개였고 사사구도 4개나 됐다. 쓰쓰고 요시토모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한 공은 한가운데에 몰린 89마일(143.2km) 패스트볼이었다.
이에 대해 류현진은 “첫 경기라서 신경이 곤두선 나머지 공중에 붕 뜬 기분이었다. 새로운 팀, 새로운 환경에서 던지다 보니 예민했다. 제구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며 “투구 밸런스가 깨졌다. 아마도 이전 등판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4. 테임즈와 첫 대결 성사될까
2014년부터 2016년까지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하며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군림한 에릭 테임즈는, 올 시즌을 앞두고 워싱턴으로 이적했다.
2013년부터 LA 다저스에서 뛴 류현진은 테임즈는 단 한 차례도 맞붙은 적이 없다. 테임즈가 2017년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뒤에도 좀처럼 상대할 기회가 없었다.
테임즈는 주로 우투수 상대로만 경기에 출전하고 있어 이번에도 류현진과 조우할 확률은 적다. 하지만 혹여 테임즈가 타석에 들어선다면, 과거 KBO리그에서 정점을 찍었던 두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맞붙는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한편 테임즈는 30일 토론토와의 경기에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에 그쳤다. 시즌 타율은 2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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