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영화수입배급사들이 국내 OTT 플랫폼 왓챠, 웨이브 등에 제공하던 영화 콘텐츠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사단법인 영화수입배급사협회(이하 수배협)는 지난달 17일 오전 10시 극장 아트나인에서 ‘변화하는 한국 영화시장의 독자적 VOD 생존방법, VOD 시장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대처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공청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번 공청회는 코로나19로 국내 극장가는 물론 영화시장 전체가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하는 영화 콘텐츠 시장에 대한 현황 파악과 전망, 그리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공청회에는 수배협 소속사 대표들과 부가 판권 담당자 등 30여 명이 참여해 다양한 정보와 의견을 나눴다. 지난해 5093억(영화진흥위원회 2019년 자료)까지 성장했으며, 코로나19 이후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부가 판권 시장, 디지털 유통시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 대안에 대한 적극적인 토론이 있었다.
문제가 된 건 콘텐츠 저작권자에게 지급되는 저작권료 배분 방식이었다. 시청한 수 만큼의 일정 단가 금액을 정산하는 T VOD(Transactional Video On Demand, 건 별 영상 주문 방식) 서비스와 달리, OTT 플랫폼의 S VOD(SubscriptionVideo on Demand, 예약 주문형 방식)는 영화, TV 드라마, 예능 등 전체 모든 영상 콘텐츠의 시청수에서 비율을 따져 정산하는 결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는 영화 콘텐츠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TV 드라마와 예능의 경우 1시간 이하의 런닝타임과 전 편을 관람하기 위해 여러 회차를 봐야 하지만, 영화의 경우 2시간 단 한 번의 관람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IPTV 등을 통한 T VOD 방식으로 영화 한 편을 보는 데 건당 3000원이 결제된다면, 국내 OTT를 통한 S VOD 서비스는 편당 100원 이하의 저작권료가 발생할 수 있다. 자칫 소비자에게 영화는 무료로 볼 수 있는 콘텐츠라는 인식을 심어줄 위험이 있고, 결국 다양한 콘텐츠 생산과 소비를 불가능하게 하여 관련 산업 전체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날 수배협 회원사들은 “저작권료의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월정액 서비스를 하고 있는 왓차, 웨이브, 티빙에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영화 콘텐츠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거나, 영화만을 위한 개별 과금 시스템 마련 및 투명한 정산 시스템을 공개할 때까지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영화산업에서 디지털 유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대공청회를 이번달 중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수배협은 2016년 10월 극장과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정상적인 유통질서를 확립하고 영화 판권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는 데 힘을 기울이기 위해 창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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