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고스트 오브 워’ 전쟁터에서 초자연적 존재를 마주친다면

[쿡리뷰] ‘고스트 오브 워’ 전쟁터에서 초자연적 존재를 마주친다면

기사승인 2020-08-31 05:09:02
▲ 영화 '고스트 오브 워' 포스터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적이 둘로 늘었다. 영화 ‘고스트 오브 워’(감독 에릭 브레스)는 전쟁통 한복판에서 적군과 초자연적 존재를 동시에 상대하게 된 군인들의 모습을 그렸다. 존재하는 방식이나 대처 방법이 완전히 다르지만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건 마찬가지다. 군인들은 무사히 살아서 그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

‘고스트 오브 워’는 한밤중 야영지에서 깨어난 크리스(브렌튼 스웨이츠)가 어둠 속에서 누군가를 보고 놀라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가던 1944년 크리스를 비롯한 미군 부대원들은 프랑스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다. 지시에 따라 나치가 점령했던 한 대저택에 머물게 된 이들은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초자연적인 현상을 감지하고 두려움을 느낀다. 피할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군인들은 맞서 싸우던 끝에 방법을 바꿔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는다.

▲ 영화 '고스트 오브 워' 스틸컷

‘고스트 오브 워’는 평범한 밀리터리 공포 영화가 아니다. 각종 무기로 중무장한 군인들이 전쟁터 한복판에서 초자연적 존재를 마주친다는 설정은 단순한 대결 구도를 통해 공포를 극대화하는 것으로 소모되지 않는다. 초반부부터 공포 장르의 관습을 성실하게 따라간 끝에 마주치는 건 전쟁이 남긴 죄책감과 후유증이다. 왜 다른 사람이 아닌 군인들을 대저택으로 밀어 넣었는지 영화는 설득해내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낯선 상황에 주체적으로 맞서는 인간적인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장르 영역의 관습에서 조금씩 벗어난다.

영화 ‘나비효과’ 이후 16년 만에 연출을 맡은 감독의 장기가 곳곳에서 발휘된다. 일직선으로 달려가던 영화는 어느 순간 변곡점을 그리며 조금씩 다른 층위로 구조를 바꿔나간다. 전쟁을 다루는 것 같던 영화는 공포 영화로, 다시 퇴마 영화로 맥락을 바꾸고 그 모든 과정을 감싸는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2000년대 유행했던 ‘반전 영화’의 연장선인 동시에 장르적 관습을 파괴하는 과감한 접근으로 볼 여지가 있다. 다양한 논의가 펼쳐질 수 있는 결말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영화에 대한 호오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

다음달 2일 개봉. 15세 관람가.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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